검찰청서 '황산테러 교수', 살인미수 혐의 부인

입력 2015-01-13 13:57  

검찰청 형사조정실에서 조교 학생에게 황산을 뿌린 대학교 조교수가 13일 법정에서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수원지법 형사15부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서모씨(37)는 "죽일 생각을 했을 만큼 적개심이 컸던 것은 맞지만 살인은 안될 것 같아서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교를 언제든 만날 수 있는 학교가 아닌 검찰청을 범행 장소로 택한 이유도 학교는 외진 곳에 있어서 병원으로 옮겨지는데 시간이 걸리는데 반해 검찰청은 병원이 가까워 다치더라도 죽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살해 의도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생명을 크게 위협하지 않으면서 얼굴에 상처를 줄 수 있어서 황산을 뿌렸다"며 상해 혐의와 전반적인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않았다.

검찰은 서씨가 범행 전 인터넷에서 1999년 학원에 가던 어린이가 한 남성이 뿌린 황산을 뒤집어쓴 뒤 사망한 '대구 어린이 황산테러' 사건과 살인 관련 자료를 검색한 기록을 확인, 황산을 뿌릴 경우 사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서씨에게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다.

그러나 이날 서씨가 법정에서 살해 의도를 부인한데다 재판부 역시 살해 의도가 있었다면 구입이나 소지가 상대적으로 편리한 흉기가 아닌 황산을 범행 도구로 사용한 이유 등에 대해 검찰이 확실하게 입증할 것을 요구해 향후 재판에서 살해 의도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서씨는 지난달 5일 오후 5시46분께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검 404호 형사조정실에서 자신이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조교 강모씨(21·대학생)와 형사조정 절차를 밟던 중에 황산 543㎖를 강씨에게 뿌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서류정리와 출석체크 등을 맡긴 강씨와 업무 문제로 불거진 갈등이 학교에 알려지면서 자신이 재임용 심사에 탈락했다고 여기고 강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는 등 앙심을 품고 있다가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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