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 등 대외변수 영향 적고
핀테크·사물인터넷株 활약 기대
vs
급등한 중소형株 가격 부담
박스권 꼭지…차익실현에 대비
[ 이고운/김동욱 기자 ] 새해 들어 질주하던 코스닥시장이 2009년 이후 장기 박스권의 ‘꼭지’로 평가받는 지수 580선을 목전에 두고 주춤했다. 13일 장중 지수 577.85까지 치솟았지만 ‘고점에 근접했다’는 경계심리가 퍼지면서 순식간에 지수 570선까지 위협받았다.
◆반복된 ‘마일스톤 징크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0.65%(3.76포인트) 하락한 571.00에 장을 마쳤다. 5거래일 만에 하락 반전했다. 장중 지수 577까지 오르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올 들어 12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루평균 390억원의 순매수를 이어가던 기관이 올 들어 첫 순매도(31억원)를 나타냈고, 외국인이 307억원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코스닥시장이 작년 9월24일(580.42) 이후 3개월 반 만에 지수 58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조정을 받으면서 지수 580선이 코스닥의 고점 논란을 야기하는 분기점이란 지적이 나온다. 증시에서 상징적인 지수가 바뀌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상승세가 꺾이는 ‘마일스톤 징크스’가 코스닥지수 580을 기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 들어 코스닥지수는 5.16% 상승하고, 시가총액(외국주 포함)이 작년 말 143조원에서 151조원으로 늘어나는 등 신년 증시를 주도했다. 중소형주가 신년 효과를 누리는 동안 코스피지수는 0.08% 상승하는 데 그치며 대조를 보였다. 최현재 유안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올 들어 펀드 등 기관투자가들이 높은 수익률을 내기 위해 주가가 지지부진한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매수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주마가편” vs “박스권 꼭지”
전문가들 사이에선 그동안 중소형주가 장세를 이끌었던 요인이 유효하다는 시각과 기관 및 외국인의 매도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중소형주 긍정론은 코스닥시장이 여전히 유가 하락과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 우려 같은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요인에서 비껴나 있다는 데 주목한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대외변수의 영향력이 대형주에 비해 덜하고 개별 종목별로 실적 기대가 있는 중소형주에 매수세가 몰리는 흐름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대형주도 뚜렷한 주도주가 없는 만큼 내달까지는 중소형주 중심의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 들어 급등한 중소형주의 가격 부담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장은 “중소형주 중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있는 종목이 드물고 시장이 조정받을 때 고평가 종목의 낙폭이 컸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형주 중에서 상승 종목과 하락 종목의 편차가 벌어지는 종목장세가 심화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부 정책수혜가 기대되는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관련주나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의 화두였던 사물인터넷(IoT)주가 상승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양주 대신증권 스몰캡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의 일괄 강세보다는 헬스케어나 사물인터넷 관련 핵심종목 위주의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고운/김동욱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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