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천덕꾸러기' 신세 엔씨소프트의 비상(飛上)

입력 2015-01-14 14:16   수정 2015-01-14 14:17

[ 정현영 기자 ]

모바일게임 대응 부족이 빌미가 돼 주식시장에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던 엔씨소프트가 비상을 꿈꾸고 있어 주목된다.

뿔난 주주들을 달래려고 내놓은 '통큰 배당'이 주가 반전을 이끈데다 시장 컨센서스(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 수준의 4분기 실적 전망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1년여 만에 주가도 다시 20만원대 안착을 목전에 두고 있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도 적정주가를 올려잡고 있다.

◆ '24만원→12만원' 반토막 주가, 8개월만에 20만원 재진입 눈앞

14일 오후 2시4분 현재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전날보다 0.52% 소폭 내린 19만25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지난 12일 장중 19만1000원까지 뛰어올라 작년 5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가격대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8개월 만에 20만원선 돌파가 눈앞이다.

엔씨소프트는 작년 하반기 신작 게임 효과 감소와 하향 조정된 실적 전망, 모바일 대응 전략 미비 등이 주가를 끌어내려 한때 12만2000원(2014년 연중 최저가, 10월6일)까지 추락, 연초(24만원선) 대비 반토막이 났었다.

이에 소액주주들까지 나서 김택진 대표 '퇴진 카페'까지 개설되는 등 업계와 주주 모두에게 비난을 받았다.

애널리스트의 시선도 싸늘해졌다. 8월 이후 아이엠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26만원에서 19만원으로 내린데 이어 SK증권이 26만원에서 20만원으로, KTB투자증권은 20만원에서 18만원, 유안타증권(옛 동양증권)은 30만원을 20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NH투자증권, 키움증권, LIG증권, IBK증권 등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곳이다.

◆ 4분기 이후 반격 나선 주가…3개월 주가상승률 '63%'

바닥권에서 지지부진하던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반격에 나선 것은 4분기(10~12월)부터다. 여기에 가장 먼저 '통큰 배당'으로 주주정책을 실시, 투자심리까지 확 돌아섰다.

엔씨소프트는 10월 이후 지금까지 63%의 주가상승률을 기록중이다.

수급 상황은 더 긍정적이다. 기관은 지난달 첫 거래일인 1일부터 전날까지 단 하루를 제외하곤 날마다 샀다. 연속 매수로는 20거래일째다. 이 기간 동안 총 순매수량은 95만여주, 금액으로는 약 1711억원에 달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중순 예년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현금배당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3년 전부터 지난해까지 1주당 600원(배당총액 120억원)을 지급해오던 배당금을 3430원(약 685억원)으로 책정해 내놓은 것이다.

하반기 주가 하락에 '뿔난 주주'를 달래려고 내놓은 엔씨소프트의 고육책이었고, 지난 연말 고(高)배당 기대감에 포문을 연 기업으로 시장의 잇단 호평을 이끌어냈다.

◆ "'깜짝실적' 나온다", "업종 내 가장 양호"…애널 보고서 긍정 일색



새해 들어서 나온 엔씨소프트의 평가도 긍정적인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 김동희 연구원은 이날 '소리없이 강하다'란 분석보고서에서 "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070억원과 726억원으로 시장의 기대치(영업이익 693억원)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주요 IP의 탄탄한 캐쉬카우가 긍정적인데 리니지1 매출액은 3분기 이연된 아이템판매 매출과 12월 크리스마스 이벤트 등으로 전기보다 16.2% 늘어 796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특히 모바일 게임 출시 원년으로 신규 플랫폼에서 성장이 구체화될 시기라서 꾸준한 관심을 가질 때라고 김 연구원은 강조했다.

신한금융투자 공영규 연구원은 전날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22만원에서 2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이익의 안정성, 배당 매력, 신작 기대감을 반영한 목표 주가수익비율(PER)을 기존 20배에서 22배로 올렸다"고 말했다.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8%와 15.9% 증가한 8779억원과 3099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이투자증권 이민아 연구원은 4분기 영업이익이 767억원을 기록해 '깜짝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메리츠종금증권의 예상치(726억원)보다 40억원 가량 더 많은 수준이다.

아이엠투자증권 이종원 연구원의 경우 목표주가를 21만5000원에서 25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는 "올해 총공세를 펼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도 개선되고 있는 중"이라며 "지난 G스타를 통해 차기 모바일 IP를 공개하면서 그 동안 모바일 게임주 대비 열위에 있던 밸류에이션이 일정 수준 개선되는 계기가 마련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또 "지난해 말에는 온라인 라인업의 월정액 이용권 요금제가 크게 개편되면서 2015년에는 신작 라인업 이벤트와 함께 기존 캐쉬카우 라인업들의 다양한 이용 행태 증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KDB대우증권 역시 지난주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22만원에서 24만원으로 올렸다.

이 증권사 김창권 연구원은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기존 PC와 콘솔 개발사의 모바일 게임 성공 스토리가 속속 관찰되고 있다"면서 "올해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들도 국내와 중국에서 잇따라 공개될 예정인데 흥행 성공 여부를 예단할 수는 없으나, 기존 PC 게임 개발사들의 성공 사례를 배경으로 사전 기대감이 형성될 수 있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NH투자증권 정재우 연구원은 "모바일게임의 실적기여 없이도 올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8.8%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만약 모바일게임이 흥행에 성공한다면 기업가치 리레이팅(주가재평가)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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