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한국은행 금통위는 1월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2.00% 수준에서 동결하고,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9%에서 3.4%로 0.5%포인트 낮췄다.
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고 해서 경기 전망을 어둡게 보는 것은 아니다"며 "이례적으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급격히 낮아진 영향에 기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4분기 성장률이 큰 폭 낮아진 이유는 단통법 시행과 세수부족에 따른 정부 지출 축소 영향, 유가급락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1.0%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는 0.4% 성장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은은 정부가 예상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3.8%)와 차이가 큰 것도 4분기 성장률 해석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4분기 성장률이 악화될 것이라고 알게 된 시점은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 이후"라며 "그렇게 보면 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어 정부와 큰 차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에 대해선 "굉장히 위험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소득증가율을 웃돌아 증가한데다 최근 증가 속도도 매우 빨라지고 있어 우려된다"며 "여전히 가계부채 문제는 중요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수 중 소비부문이 가장 부진한 것은 가계부채가 제약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단기적으로는 가계 소득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해야하고 기업투자가 활성화되는 쪽에서 선순환이 이어지는 방향이 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4%에서 1.9%로 낮춰잡았다. 다만 국제 유가 급락세가 진정되면 하반기부터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올해 물가 전망은 유가 동향이 가장 큰 변수"라며 "유가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물가 전망은 편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2월 0%대로 떨어졌다. 국내외 경제 연구기관들은 유가 급락 등을 이유로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잇따라 내려잡고 있다. 여기에 연간 물가상승률이 0%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어 현실화될 경우 우리나라는 16년만에 0%대 물가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현재 한은의 2013~2015년중 물가안정목표는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 기준 2.5~3.5%로 설정돼 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물가상승률 목표를 제시하고 정책금리 조정 등을 통해 이를 달성하려는 통화정책 운용 방식이다.
현 물가 수준이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 총재는 "물가목표 조정과 기준금리 조정은 바로 연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물가목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구조적인 변화를 감안해야 하고 국민경제 성장 자원배분 측면에서 가장 적절한 인플레이션을 정하는 것"이라며 "반면 통화정책은 단기적인 경기변동에 대응하는 정책이므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기사보다 빠른 주식정보 , 슈퍼개미 APP]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