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시재생] 장안평 車…상암동 IT…지역산업 특성 살려 '서울 리모델링'

입력 2015-01-15 21:18  

산업·문화·주거 통합한 지역맞춤형 개발
주거지역선 '북촌 한옥마을'처럼 정비사업도시 재개발 패러다임 바뀐다



[ 이현진/강경민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내건 ‘서울형 도시재생’ 핵심은 종전 지역 전체를 밀어낸 뒤 주택 단지를 만드는 대규모 재개발 방식에서 산업 문화 주거를 아우르는 지역 맞춤형 개발로 초점을 옮기는 것이다. 주거 품질 제고와 산업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이다.

◆산업 결합 통해 자족기능 강화

박 시장은 15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들과의 간담회에서 “노후화된 지역을 전면 철거한 뒤 주택만을 짓는 것은 과거의 방식”이라며 “도시재생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재생은 도시 경쟁력 강화와 연관해 추진해야 한다”며 “(서울 내) 지역별 산업 특색을 살린 도시재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대상지로 선정한 7곳 가운데 서울역 일대는 올해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을 시작으로 문화·관광벨트로 조성된다.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DMC)는 정보기술(IT)·미디어 산업을 고도화하는 방향으로 재생이 추진된다. 준공업지역이 대부분인 영등포에선 주거단지뿐만 아니라 예술촌이 형성된 문래동 지역을 중심으로 문화사업을 키울 계획이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해 7월 준공업지역 활용 방안 용역을 발주했다.


삼성동 일대 영동권은 옛 한국전력 부지를 비롯해 잠실운동장 일대까지 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 산업이 주축이 된다. 종로 세운상가 일대엔 소규모 부품산업 및 벤처산업을 키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1968년 조성된 세운상가를 허물지 않고 그대로 보존해 종로 지역 경제 활성화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성동구와 동대문구에 걸쳐 있는 장안평 일대 중고차 매매시장과 자동차 부품상가는 다른 지역으로 옮기지 않고 서울의 대표적인 자동차산업 거점으로 키울 방침이다. 창동·상계 지역은 창동차량기지를 중심으로 IT, 바이오 등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제2, 제3의 북촌 만든다”

서울시는 주거에 방점을 찍은 ‘근린재생형 도시재생’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말 내놓은 ‘서울형 도시재생 시범사업’뿐만 아니라 박 시장 취임 이후 강조해온 마을 만들기, 주거정비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 계동의 ‘북촌 한옥마을’은 서울시가 구상하는 주거지 도시재생의 주요 모델 중 하나다. 이곳은 1991년과 1996년 건축 규제가 잇따라 완화되면서 다세대 빌라가 무질서하게 들어섰고 한옥은 줄어들었다. 마을이 정체성을 잃어간다는 위기감이 주민들 사이에 퍼지자 2001년 서울시와 주민, 전문가들이 ‘북촌 가꾸기 정책’을 공동으로 마련, 본격적인 관리에 들어갔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북촌은 관광지와 주거지로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10년 전에 비해 자산가치도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2000년 초반 3.3㎡당 700만~1000만원에 거래되던 계동·가회동 일대 한옥은 현재 3.3㎡당 3000만원대로 뛰었다.

지난달 말 나온 ‘서울형 도시재생 시범사업’ 5곳도 근린재생형 도시재생으로 추진한다. 소규모 신축·리모델링을 통해 주거환경을 개선할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 활성화 계획도 세웠다. 시범지역으로 뽑힌 성수 1·2가, 암사1동, 장위뉴타운 해제구역, 신촌 일대엔 주거환경 개선과 경제 인프라 확보 예산으로 각각 44억~298억원과 33억~250억원가량이 투자될 계획이다. 재원은 시비·구비·국비 및 민간 자본으로 구성된다.

서울시는 앞으로 도시재생 지역을 더 늘려나갈 방침이다. 기존 전면 철거 합동 재개발 방식은 경기 침체 등으로 한계에 부딪혔다는 진단에서다. 시범사업에 응모했지만 떨어진 제기·용두동 약령시, 망우동 호국마을, 신림동 고시촌 등도 대상이다. 이제원 서울시 도시재생본부 본부장은 “자족 경제기반을 마련해 주거지 쇠퇴도 함께 막는 것이 서울형 도시재생”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진/강경민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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