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떠나는 외국인에 코스피 '휘청'…언제쯤 돌아올까

입력 2015-01-16 11:17  

[ 노정동 기자 ] 16일 코스피지수가 환율·유가 등의 리스크가 불거지며 일주일여 만에 다시 장중 1900선이 붕괴됐다. 외국인이 국내 증시를 떠나는 이른바 '엑소더스'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 단기적인 수급 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다시 돌릴만한 유인이 없다는 게 일차적 진단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센터장은 "외국인이 현·선물 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며 "전날 스위스 중앙은행이 최저 환율제 폐지 조치를 하면서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키운 것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최근 4거래일 간 4300억원 가량을 팔고 떠났다. 이날도 오전 11시 현재 2391억원 순매도다. 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도 5000계약 이상 순매도다.

환율 변동성 확대와 국제유가 불안으로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 시장에 투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전날 스위스 중앙은행은 유로화 대비 스위스 프랑의 가치상승을 막고자 도입했던 최저환율제를 폐지한다고 밝히면서 원·달러 환율을 비롯해 글로벌 환율 시장에 변동성을 키웠다.

이러한 조치는 스위스가 더이상 환율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이어서 스위스 프랑은 폭등하고 유로화는 급락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유로화 가치가 급락하자 글로벌 증시에서는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강화돼 상대적 안전자산인 달러화 및 달러화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자극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스위스 프랑이 고정환율제도를 3년 만에 폐기하면서 아시아 시장 전체에 환율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국내 증시가 여타 신흥국 증시에 비해 매력이 높은 것은 아니어서 환율 불안 요인이 외국인을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게 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외국인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높아진 상태에서 환율 불안이 오자 투자 매력을 못느끼고 떠나가는 것"이라며 "최근 대형주 매수 주체가 마땅히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엑소더스'가 코스피에 즉각적인 반응을 주고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스위스 이슈는 단기적인 영향에서 그칠 가능성이 높고 다음주 대외 이벤트들의 방향성도 확인되면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 센터장은 "스위스 환율 이슈가 국내 증시에 장기간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은 아닌 데다 다음주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가 끝나면 외국인 자금이 다시 들어올 것"이라며 "ECB가 추가양적완화를 단행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호재로 여길 수 있다"고 봤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단기적으로 외국인 이탈로 수급이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본다면 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환율 불안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외국인 자금이 재유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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