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맥주 "한강 물 무단사용 '억울'…막대한 비용 수반"

입력 2015-01-19 14:08  

오비맥주가 남한강 물을 취수해 맥주를 만들면서도 36년간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는 보도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비맥주는 19일 "이천공장이 1979년 하천 점용허가 및 하천수 사용허가를 얻은 이래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관련 인허가를 갱신 및 연장해 왔다"며 "이 과정에서 관계 당국으로부터 사용료에 관한 통보나 부과를 받은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밝혔다.

수자원관리공사는 '댐 건설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댐건설법)에 의거해 물 사용료를 부과하는데 오비맥주 이천공장의 경우 과거 충주댐 건설(1986년) 이전에 취수를 시작했기 때문에 사용료를 면제해 왔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천공장의 경우 1979년 수백억원의 자체투자를 통해 취수장과 펌프장, 정수장을 설치하고 18km에 이르는 송수관을 연결해 전용상수를 끌어 쓰기 시작했다. 지금도 이 시설관리에 해마다 십수억원의 유지보수 비용을 투입하는 등 물 관련 대규모 투자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는 게 오비맥주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회 전반적으로 낙후했던 과거 개발연대 시절에 이런 인프라를 구축해 산업용수는 물론 지역민의 식수와 생활용수를 무상 공급하는 등 지역사회에도 공헌해왔다"며 "따라서 해당 규정에 따라 '지역사회 기여를 감안해 물 이용료 면제' 대상으로 인식될 수 있었던 개연성 또한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같은 실질적인 비용이나 기여도를 감안하지 않고 (물 사용료) 77억원 모두가 오비맥주의 이익이었던 것처럼 간주되는 것은 매우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도 많은 지역에서 공공 상수도 공급이 모자라는 상황에서 기업이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 시설투자를 통해 전용상수를 사용하는 것이 전혀 비용이 들지 않는 '공짜 물'로 비춰지는 것 또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오비맥주 이천공장은 당국의 행정절차를 존중해 최근 처음 고지된 금액을 기한 내에 전액 납부했다며 앞으로 행정당국과 협조해 사용료의 부과근거 및 금액의 적정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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