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미래 경쟁력 강화’를 올해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대규모 신증설로 연간 800만대 판매를 넘어 새로운 성장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는 공격 경영 방침을 재차 강조했다. 세계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선두업체로 도약하자는 주문도 빼놓지 않았다.
○올해 판매 목표는 820만대
정 회장은 지난 2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 판매량 목표인 820만대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이어 “곧 900만대도 어렵지 않게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완성차 품질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미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올해 글로벌 선도업체로 도약하려면 제품 경쟁력과 고객 만족도 향상을 위한 집중적인 노력이 더욱 요구되는 상황에 부닥쳤다”고 진단했다. 세계적으로 저성장이 지속되면서 신흥국 중심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고 자동차업체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이에 따라 다양한 친환경차로 세계 최고의 품질 경쟁력을 확보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룹의 미래 경쟁력이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 창의적인 인재 육성에 달렸다고 보고 연구개발(R&D) 분야 투자를 늘리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정 회장은 “R&D 분야의 투자를 크게 확대해 첨단 연구시설을 늘리고 우수한 연구 인력에 대한 채용과 산학 협력 활동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달 중 설립 예정인 ‘광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조기에 활성화해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하자고 독려했다.
○2018년까지 81조원 투자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공격 경영 방침에 따라 향후 4년간 81조원가량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가 중기 투자 계획을 공개한 것은 2000년 그룹 출범 15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부터 시설투자에 49조1000억원을 쓰고 R&D 투자에는 31조6000억원을 투입한다. 시설투자 쪽에서는 중국 허베이성과 충칭시에 들어서는 현대차 중국 4, 5공장과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에 세우는 기아자동차 공장 신설 투자를 포함하고 있다. 현대차는 연내 중국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과 서부 충칭시에 각각 연산 30만대 규모의 승용차 공장을 짓기로 했다. 기아차도 내년까지 몬테레이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짓고 2017년까지 옌청 3공장의 생산 능력을 30만대에서 45만대로 늘린다.
정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룹의 미래 경쟁력은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 개발 능력을 얼마나 확보하고 창의적인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에 따라 향후 4년간 전체 연구개발 예산 중 42%인 13조3000억원을 미래기술 연구에 투입하기로 했다.
○친환경차·자율주행차에 집중 투자
2018년까지 친환경차 분야에 11조3000억원을 투자해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 △하이브리드카 △전기차 전용 모델 △수소연료전지차 추가 모델 등을 개발할 방침이다. 완성차 업체의 기술력 척도인 자율 주행차 개발에도 2조원을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4년간 이들 분야를 연구할 3251명을 포함해 총 7345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추가 채용한다.
자동차 연비 개선에도 나선다. 2020년까지 평균 연비를 25% 향상시키기로 했다. 차세대 엔진을 개발하고 차량 무게를 줄이는 한편 소형차부터 대형차에 이르는 전체 차급에서 친환경차를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그룹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 투자에도 주력한다. 현대차그룹이 4년간 국내에 투자하는 금액은 61조원이다. 한전부지 개발비용(11조원)을 빼더라도 해외 투자(19조5000억원)보다 두 배 넘게 많다. 특히 연구개발 분야 투자의 경우 국내 투자액이 26조8000억원으로 해외 투자(4조8000억원)의 5배를 웃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