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식음료업체들이 4분기 성적표에 따라 울고 웃을 것으로 보인다.
내수 소비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식음료 업체들의 제품 출하량도 더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4분기가 영업 비수기라는 점, 연말 일회성 비용이 실적에 반영될 수 있는 점 등도 부담 요인이다.
21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CJ제일제당에 대한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는 각각 2조9270억 원, 1511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51%, 영업이익은 130.57% 늘어난 수치다.
심은주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환율과 곡물가 등 외부 환경요인이 2013년보다 비우호적인 상황"이라며 "수출도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기대를 품게 할 만한 뚜렷한 모멘텀이 없다"고 분석했다.
◆4분기 대부분 기대 이하 전망…그래도 CJ제일제당·오리온·KT&G
업종 내 대표종목인 CJ제일제당과 오리온, KT&G는 개별 이슈 속에서도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CJ제일제당의 경우 가공식품 부문에서 '비비고 만두나 쁘티첼, 연어캔' 등 신제품 효과에 힘입어 성장세를 지속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바이오 부문에서의 실적 개선세가 지난 4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심 연구원은 "국내 가공식품 시장에서 절대적인 시장 지배력과 판매망 개선(채널믹스)을 통해 이익을 늘려갈 것"이라며 "바이오 및 사료 부문의 이익 기여도도 늘어나면서 원재료 수입에 따른 환율 민감도도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리온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매출 6519억 원, 영업이익 373억 원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이는 1년 전보다 각각 3.17%, 22.08% 늘어난 수치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국내 제과 부문의 부진 탓에 컨센서스를 소폭 밑돌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익 성장 잠재력과 가시성은 업종 내 가장 뛰어나다"고 진단했다.
오리온은 올해 국내 '효율화'와 중국 '성장'에 집중, 실적 개선폭이 경쟁사보다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국내 제과 관련 자회사를 합병하는 등 '효율화' 과정이, 중국에서는 시설 증설과 판매채널 확장, 신제품 출시 등이 이익 개선요인(모멘텀)이 된다는 분석이다.
담배업체인 KT&G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이다. 지난 4분기 매출은 5.98% 증가한 1조461억 원, 영업이익은 15.37% 늘어난 2570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담배 가격 인상으로 단기 수요가 급변동 할 수는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 가시성이 높아질 것이라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 실적 따라 희빌 갈려…실적·모멘텀 모두 '제각각'
4분기 실적들은 개별 업체에 따라 엇갈릴 가능성이 크다. 이슈나 실적 모멘텀 등 회사별 사안이 워낙 달라서다.
롯데제과는 '긍정과 부정' 두 가지 면이 공존한다. 국내 판매가 부진하지만 해외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
한국희 연구원은 "4분기 실적은 국내 빙과류 판매 부진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며 "다만 연결 매출 중 25%를 차지하는 해외 사업 확대 덕분에 이익 개선세는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제과 사업 확장으로 실적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 롯데제과의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한 눈높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38%, 56.33% 증가한 5906억 원, 227억 원 수준이다.
농심은 직전년 실적에 복리후생비 환입 등이 반영된 탓에 동기 대비 성장률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4분기 농심은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1년 전보다 각각 0.65%, 7.46%씩 감소한 5469억 원, 289억 원.
하이트진로 역시 부정적이다. 마케팅 비용 및 인건비 소급 반영 등 갑작스러운 지출이 많았다는 것. 지난 4분기 매출은 4709억 원(1.16%), 영업이익은 316억 원(7.79%)으로 직전년보다 소폭 개선되겠지만, 순이익은 44.94% 급감한 151억 원으로 추정된다.
롯데칠성은 주류 부문의 선전에도 기존 음료 부문의 부진이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4분기 매출은 2.25% 증가한 5092억 원을 기록하겠지만, 영업이익은 25.37% 감소한 170억 원에 그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종합식품기업인 대상 역시 부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6142억 원, 312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0.08%, 9.50% 감소한 수준이겠지만, 순이익은 절반(42.97%)가량 꺾인 209억 원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식자재 유통업체 3사인 현대그린푸드, 신세계푸드, CJ프레시웨이도 어려운 4분기를 보냈다.
신세계푸드의 경우 신규 외식 브랜드 '올반'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들어간 투자비용이, CJ프레시웨이는 프레시원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각각 4분기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나마 현대그린푸드는 직전년 4분기에 일회성 비용을 반영했던 기저효과 덕분에 역성장은 면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심 연구원은 "현대그린푸드는 4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2.4% 증가한 114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는데, 직전년 일회성 비용을 반영한 기저 효과 덕분"이라며 "긍정적인 부분은 실적 부진의 요인이었던 급식 부문이 그룹사의 조업 정상화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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