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실적 프리뷰]대한전선發 '쇼크'...은행주 4분기 실적 악화 가시화

입력 2015-01-21 13:18  

[ 채선희 기자 ]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대한전선 분식회계로 인한 기업 부실 충격과 금리 하락에 따른 마진 하락이 겹치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은행 등이 포함된 주요 금융지주사와 우리은행의 4분기 순이익 평균 추정치(컨센서스)는 1조1345억4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분기(1조6202억2000만원)보다 30% 감소하고 전년 동기(7569억2100만원)보다 50% 늘어난 수준이다.

특히 매분기 '깜짝 실적'을 내놨던 신한지주의 4분기 실적도 주춤할 전망이다.

지난해 들어 3분기연속 50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달성했던 신한지주는 4분기에는 4681억33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분기대비 28% 감소할 전망이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30%이상의 순이익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KB금융지주의 4분기 순이익은 3197억5100만원으로 전분기보다 30%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으며, 하나금융지주와 우리은행은 각각 1956억4900만원, 1510억900만원으로 전분기대비 32.2%, 31.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금융지주사의 실적이 전분기보다 악화된 것은 대한전선발(發) 쇼크 때문이다. 대한전선의 분식 회계 적발로 은행 보유 주식 주가가 큰 폭 하락한 것이 실적을 끌어내린 것.

지난해말 대한전선은 회수할 수 없는 매출채권을 회수 가능한 것처럼 과대 평가하는 방식으로 분식회계를 하다 당국에 적발돼 주식거래가 정지되고 주가도 크게 하락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한전선 취득가격은 주당 약 2100~2500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매매거래정지 직전 대한전선의 주가는 1200원이었으며 외부평가기관(채권단 회계 법인 실사)의 주당 평가가격은 1000원을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전선의 주당 평가가격을 1000원으로 가정했을 경우 주채권 은행인 하나금융은 630억원, 우리은행 460억원, KB금융 450억원, 신한금융 440억원 등 2000억원에 이르는 손실액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 모뉴엘 사태 등으로 은행권은 충당금 폭탄을 맞을 전망이다. 지난해 두 차례 단행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은행권의 순이자마진(NIM) 하락도 우려된다.

삼성증권은 4분기 은행 순이자마진이 기준금리 인하 영향으로 전분기대비 평균 0.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NIM 하락세는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10월의 금리 인하 여파가 1분기까지 이어지는데다 올해 1분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은행 NIM은 올해 2분기를 바닥으로 하반기가 돼서야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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