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세액공제 확대…출생·입양공제 부활
독신자·연금보험료 세액공제도 상향조정
소득세법 개정안 4월 국회서 처리키로
[ 김주완 기자 ]
연말정산 소급 적용의 주요 대상은 공제 혜택이 줄어 불만이 가장 많은 다자녀 가구와 독신 근로자다. 정부와 여당이 성난 민심을 달래기 위해 내린 처방이다. 해당 근로자들은 오는 6월께 소급을 통해 환급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다자녀 혜택 늘어나
21일 당정이 자녀세액공제를 자녀 1인당 15만원, 3인 이상 20만원에서 높이기로 한 것은 6세 이하 자녀양육비 소득공제 폐지로 세 부담이 늘었다는 반발이 컸기 때문이다. 해당 근로자들은 저출산을 막겠다는 정부에 배신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2013년 세법이 바뀌기 전에는 6세 이하 자녀 셋을 기르는 경우 6세 이하 자녀공제 300만원(자녀 한 명당 100만원), 다자녀 추가공제 300만원(두 자녀에 대해 100만원, 셋째 200만원)을 합쳐 다자녀 관련 소득공제로 600만원에 이르는 혜택을 받았다. 연봉이 6000만원이라면 90만원을 돌려받았다. 그런데 세법 개정에 따라 자녀양육 관련 공제 방식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바뀌었다. 자녀 두 명까지는 1인당 15만원, 셋째부터는 1인당 20만원으로 통폐합하면서 세액공제액이 50만원으로 줄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올해 연말정산부터 폐지돼 가장 불만이 많은 ‘자녀 6세 이하’ 공제로 2013년에 4834억원이 나갔는데 정부가 이만큼은 새로 보전해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자녀세액공제로 통합되면서 폐지된 출생·입양공제도 부활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혜택 규모는 미정이다. 2013년 연말정산에서 출산·입양 공제 적용을 받은 납세자 4만4664명에게는 정부가 915억300만원을 돌려줬다. 적어도 이 액수만큼을 환급해 준다면 자녀양육 관련 추가 공제액은 57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독신도 부담 줄어
독신 근로자에 대한 세 혜택을 늘리기로 한 것은 연말정산에서 인적공제, 자녀공제 등 가족을 꾸린 근로자에게 세 혜택이 몰려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현재 아무 가족이 없는 경우 표준세액공제(12만원)만 적용받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부양가족이 없는 1인 근로자는 전체 소득공제 대상자(1123만명)의 14.0%인 157만명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에게 세액공제 혜택을 1만원만 늘려줘도 157억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을 받은 노후 대비용 연금보험료의 세액공제율(12%)도 높아진다. 연금보험료를 연간 400만원(최대 공제한도) 불입하면 지난해는 근로소득세율 15%를 적용해 60만원을 돌려받았다. 올해에는 48만원(400만원×12%)에 그친다. 2013년 연금보험료 공제로 7928억원이 환급됐다. 구체적인 상향 공제율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연말정산 수준으로 돌려줄 경우 관련 환급액은 8000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환급은 6월께 받아
소급 적용은 법률 개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당정은 4월에 소득세법을 개정해 5월이면 국민들이 소급분을 환급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근로자들이 연말정산을 한 번 더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소급 적용이 사상 처음이라 정부는 환급 방법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
근로자들이 5월 종합소득세 신고 기간 중에 다시 신고하고, 소급 적용된 세금 환급 혜택을 받는 순서로 진행되면 실제 환급받는 시기는 6월 이후가 된다.
세종=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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