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설리 기자 ] 세계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중국으로 몰려가 창업에 나서고 있다. 세계의 제조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이 하드웨어 스타트업에 최적화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서다.
대표적인 도시가 선전이다. 선전은 세계적인 전자부품 생산기지다. ‘선전에 가면 구하지 못하는 전자부품이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제조공장이 밀집한 데다 비교적 값싼 노동력도 풍부하다. 홍콩과 인접해 자본을 유치하기도 쉽다. 시장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은 세계 최대 소비시장이다.
선전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농어촌이었다. 1980년 덩샤오핑의 개방 정책에 따라 중국에서 가장 먼저 경제특구로 지정되면서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각종 세제 혜택 등에 힘입어 화웨이 등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은 물론 애플의 위탁제조업체 폭스콘 등 전자부품 제조업체들이 이곳에 자리 잡았다. 자동차로 홍콩과 45분, 마카오와 1시간10분 거리인 지리적 이점도 작용했다. 홍콩과 마카오의 영향으로 도시 발전이 가속화하고 외국인 투자가 급속도로 증가했다.
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에 참가한 3600여개 기업 가운데 400여개 기업 이름에 선전(Shenzhen)이 따라붙었다. 선전이 세계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올해 CES에서 화제가 된 드론(무인항공기) 분야 세계 1위 업체 DJI의 본사도 선전에 있다.
마이클 페리 DJI PR 매니저는 중국에 자리 잡은 이유에 대해 “엔지니어가 풍부한 데다 부품공장 등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선전에서는 시제품을 주문하면 바로 다음날 성능을 시험해볼 수 있다. “미국에서 몇 주 걸리는 일이 몇 시간 만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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