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실제 위험한 합의여야 내란음모"…첫 법리 제시

입력 2015-01-22 16:37  

"객관적 내란 범죄 실행을 위한 합의라는 것이 명백히 인정되고, 그런 합의에 실질적 위험성이 있어야 한다."

대법원은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이 내란을 선동하기는 했지만 모의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하면서 이 같이 구체적인 내란죄 법리를 제시했다. 사법 역사상 대법원이 내란음모죄와 내란선동죄 법리를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란음모죄는 형법 87조에 규정돼 있다.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할 목적으로 폭동한 자'를 내란죄로 처벌할 수 있다. 또 90조 1항은 '87조의 죄를 범할 목적으로 음모한 자'를 징역 3년 이상의 유기징역 등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내란음모죄가 적용된 사건은 1974년 '인민혁명당 재건위원회 사건'과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 사건', 1980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등이다.

22일 대법원은 이 전 의원의 내란음모죄 성립 요건과 관련해 "내란음모죄에 해당하는 합의가 있다고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내란에 관한 범죄 결심을 외부에 표시·전달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며 "객관적 내란범죄의 실행을 위한 합의라는 것이 명백히 인정되고 그런 합의에 실질적 위험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범죄와 관련해 단순히 의견을 교환한 경우까지 모두 범죄 실행의 합의가 있는 것으로 보면 음모죄 성립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돼 국민의 기본권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내란선동죄의 성립 요건에 관해선 "내란 실행의 목표를 갖고 있다고 해도 단순히 특정한 정치적 사상이나 추상적인 원리를 옹호하거나 교시하는 것만으로는 내란선동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어떤 표현 행위가 내란선동에 해당하는지는 선동 행위 당시의 객관적 상황, 발언 등의 장소와 기회, 표현 방식과 전체적 맥락을 종합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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