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관계자는 22일 “서해 태안 앞바다 울도 근해 유도탄 고속함이 76㎜ 함포 사격을 위해 포탄을 장전하던 중 최종장전에 이르는 5단계 마지막 절차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격훈련을 취소하고 평택항으로 복귀하던 중 함포탄 1발이 해상으로 발사됐다”고 말했다. 그는 “함포를 수평으로 놓은뒤 장전통의 전원을 차단하고 포탄을 빼내려 했지만 나오지 않아 전원을 껐다가 유압장치로 빼내려고 다시 전원을 연결한 순간 발사됐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이 함정은 육지에서 6.2㎞ 떨어진 해상에 있었다. 오작동으로 발사된 포탄은 바다 위를 2㎞ 가량 낮게 날아가다가 해수면에 접근하면서 바닷물을 표적으로 인식, 자동폭발했다. 이로인한 대민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이 사고로 뱃머리에 있던 오 일병이 머리 위쪽 부분을 심하게 다쳐 수원 아주대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뇌수술을 받았으나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다. 작년 9월에 입대해 11월에 황도현함에 배치된 오 일병은 외아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함정은 이후 오후 6시53분께 평택 군항에 도착했으며 오 일병은 오후 6시58분께 부두에 대기하던 구급차를 타고 오후 7시57분께 수원 아주대병원에 도착했다.
오작동이 발생한 76㎜ 함포는 이탈리아에서 제작된 것으로 현대위아가 성능을 개량했다. 비행기와 유도탄을 요격할수 있다. 지난해 10월 연평도 인근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발생한 남북 함정 간 ‘사격전’ 당시에도 유도탄고속함인 조천형함의 76㎜ 함포에서 불발탄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76㎜ 함포의 장전장치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해군 관계자는 "76㎜ 함포가 왜 정상적으로 장전되지 않았는지와 장전통에 있던 포탄을 제거하던 작업 도중 포탄이 왜 발사되었는지,오 일병이 함수에 있게 된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군은 오작동을 일으킨 함포 장전장치에 들어 있던 포탄을 빼내는 작업을 시작하기 앞서 승조원들이 함상에서 대피하는 등 안전규정을 준수했는지도 조사중이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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