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의 특명…"적자 해외사업 대수술"

입력 2015-01-22 21:24   수정 2015-01-23 03:47

포스코, 주재원 해외법인으로 소속 전환…권역별 지주사 설립

해외 감독 강화하고 주재원 전문성 높여
실적악화 주범인 해외사업 경쟁력 강화



[ 김보라 기자 ] 포스코가 500여명 규모인 해외 주재원 소속을 한국 본사가 아닌 해당 지역 법인으로 전환하고 근무 기간 제한을 없애기로 했다. 현지 전문가를 육성해 해외영업 기반을 확충하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또 해외 핵심 지역에 거점법인을 설립해 책임경영을 강화한다. 포스코는 이 같은 해외 조직 개편을 이달 말 인사 발표와 함께 단행할 예정이다. 올해를 ‘해외법인 흑자전환 원년’으로 선포한 포스코가 실적 개선의 답을 ‘책임 경영’에서 찾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거점법인 확대·파견직 소속 전환

포스코는 현재 119개 해외법인(계열사 해외법인 포함 178개)을 운영 중이다. 포스코는 주요 사업을 하고 있는 핵심 국가를 선정해 거점법인을 설립하고, 권역별로 지주회사를 세우기로 했다. 거점법인 설립이 확정된 국가는 현재 인도네시아다. 태국, 미얀마, 멕시코, 아르헨티나 등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회사는 미주, 동남아 등지에 2~3곳을 신설한다. 지주회사는 주변 지역 법인을 총괄 관리하는 이른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각 지역 법인들의 인사 및 노무, 교육, 기술 교류 등의 경영활동을 지원하려는 목적이다. 현재 포스코의 해외 지주회사는 2003년 11월 중국 사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세운 ‘포스코차이나홀딩스’뿐이다. 회사 고위 관계자는 “크라카타우 제철소를 운영 중인 인도네시아와 같은 핵심 지역은 거점 법인으로 전환해 힘을 실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재원들의 전문성 강화에도 나선다. 현재 파견 형식으로 근무하는 해외 주재원 500여명의 소속을 현지 법인으로 바꾼다. 회사 관계자는 “해외 주재원을 포스코 본사 소속이 아닌 현지 소속으로 바꿈으로써 전문성과 책임감을 갖도록 하려는 취지”라며 “보통 2~3년인 근무기간도 제한을 두지 않고 장기간 근무하면서 현지 전문가로 키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책임과 권한 확대로 해외 사업 돌파구

포스코가 해외법인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이유는 실적 압박 때문이다. 포스코에는 해외법인 실적 부진이 ‘아킬레스건’이었다. 증권업계는 포스코 해외법인(계열사 포함)의 총 실적이 지난해 700억~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했다. 2012년 2473억원, 2013년 2381년억원에 이어 3년 연속 적자인 셈이다.

포스코 경영진은 권한과 책임을 강화하는 쪽으로 해외 조직을 개편해 돌파구를 찾기로 했다. 거점 법인과 지주회사로 경영 일원화를 꾀하는 한편 파견 직원과 현지 직원의 일체감을 도모해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다. 권오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지금 ‘포스코호’는 그룹사 및 해외법인의 연결 매출이 절반을 넘어서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룹사와 해외법인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해외에서도 지역별, 권역별로 그룹 대표법인을 운영해 해외 사업에 대한 그룹 차원의 협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또 전 세계 47개 가공센터를 통해 전략 지역에 고부가가치 강판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해외법인의 환율 관리 시스템도 재점검하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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