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 취임 1년, KT 그룹 사령탑 강화…'1등 DNA' 심었다

입력 2015-01-25 21:39  

삼성처럼 비서실 1,2,3팀 개편
팀장 두명은 삼성 출신 앉혀

주 3일 사내 방송 시청 의무화
혁신 없이 '무늬만 삼성' 지적도



[ 김보영 기자 ]
황창규 KT 회장이 27일로 취임 1년을 맞는다. 황 회장은 26일 광화문 신사옥 입주 기념식을 열면서 KT 효율화 행보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더불어 지난 1년간 이어져 온 황 회장의 ‘삼성 DNA’ 심기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 회장은 그간 KT의 조직 체계부터 기업 문화까지 ‘삼성 색깔’을 입혀 왔다. 직속 비서실 조직을 삼성 미래전략실과 비슷한 체제로 개편하고,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사내방송을 강화한 것이 그렇다. 삼성전자를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끌어올린 경험을 바탕으로 닮은꼴 행보를 통해 KT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산이다.

◆비서실 개편하고 사내방송 강화

황 회장은 지난해 말 삼성 미래전략실과 비슷하게 KT 직속 비서실을 1, 2, 3팀으로 개편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1팀이 그룹 핵심인 전자계열사, 2팀이 이외 계열사를 맡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1팀에 KT, 2팀에 KT 자회사를 맡겼다. 3팀은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과 같이 홍보를 맡는다. 2팀장에 삼성전자와 삼성코닝, 삼성중공업 등을 두루 거친 ‘삼성맨’ 김인회 전무를 앉혔다. 삼성전자 출신으로 SK텔레콤에 있었던 윤종진 KT렌탈 전무는 3팀장을 맡는다. 26일 광화문 신사옥 입주 기념식을 열고 서초동에 있던 비서실 조직을 광화문으로 옮겨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황 회장은 일관된 그룹 전략인 ‘싱글KT’ 비전을 공유하면서 삼성 방식으로 적극적인 소통도 하고 있다. 올해부터 활성화하기 시작한 사내방송 KBN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도 사내방송국인 SBC에 힘을 실어주고 기업 비전과 목표 등을 구성원과 공유하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해에는 영업 관련 부서 위주로 방송 시청을 권고했지만 올해부터는 독려 대상을 전 부서로 확대했다. 월·수·금요일 주 3회 방송되는 KBN은 오전 8시20분부터 10여분간 회장의 경영 전략, 회사 비전과 목표, 계열사 소식 등을 전달한다.

◆삼성 출신 요직에 배치

이메일 소통도 꾸준히 지속해오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해 11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KT 임직원 여러분, 고맙습니다’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황 회장은 “무선 부문은 2012년 지속된 가입자 감소에서 벗어나 올 5월부터 가입자가 증가하고 있고 9월 이후부터는 인터넷과 TV 모두 순증 시장점유율 50%를 웃도는 성과를 거뒀다”고 적었다. 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서 삼성전자 스타일로 단일화된 비전을 공유하겠다는 전략이다.

황 회장은 취임 직후 요직에 삼성 출신을 적절히 배치했다. 김인회 전 삼성전자 상무, 최일성 전 삼성물산 상무, 서준희 전 에스원 사장을 각각 KT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 KT에스테이트와 비씨카드 대표로 영입했다.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의견과 더불어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민영화된 공기업이자 50여개의 계열사를 거느려 공룡이 된 KT에 삼성식 전략이 먹혀들겠느냐는 것이다. 한 KT 직원은 “느슨한 KT의 조직문화를 바꾸려는 시도는 좋지만 먼저 내부 공감대를 형성해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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