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한경닷컴 게임톡이 양띠해를 맞아 [김창선 일본겜톡] 코너를 마련했다. 콘솔, 온라인게임, 모바일 게임 등 일본 게임 이야기를 들려줄 칼럼리스트는 김창선씨다. 2주 또는 월 1회 김창선씨의 내공 깊은 칼럼을 통해 '일본 게임 읽기'를 권한다. 닌텐도 관련 첫번째 칼럼에 이은 두번째는 최근 핫한 이슈로 떠오르는 '롤 일본 상륙작전 과연 성공할까?'다. 필자의 일본 시장에 대한 내공 깊은 분석이 돋보인다. [편집자 주] </p> <p>월 사용자 7600만/ 일 사용자 2700만/최고 동시접속자 750만/연 매출 6억 2400만 달러(약 6600억원)....</p> <p>지금으로부터 1년 전 '리그 오브 레전드'(LOL, 롤)의 성적표다. 2015년 1월 현 시점의 데이터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제 게임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는 모든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게임 자체의 성과뿐만 아니라 게임 개인방송 및 E-Sports 시장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데 기여한 만큼 그 인지도는 게임의 성과 이상으로 세계적이다. 그런데 세계 2위의 게임시장 규모를 자랑하는 일본에서는 아직까지 서비스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p> <p>'리그 오브 레전드'의 일본서버 오픈에 관련해서는 한국 유저들의 관심 역시 높은 것 같다. 2013년 12월 신규 챔피언 야스오가 업데이트되었을 때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일본 서버 론칭 기념 캐릭터라는 루머가 거의 사실처럼 받아들여졌다.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지만 비슷한 시기 일본 리그(북미 서버 이용자들의 리그였다) 개최 때문인지 필자 역시 거의 사실이라고 확신했던 기억이 있다.</p> <p>라이엇 게임즈 역시 일본에서의 런칭에 관해서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나 그 행보는 매우 조심스러워 보인다. 2013년 2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이용자 수 집계를 일본어 버전으로 공개한 바 있으나, 1년이 2014년 4월에야 일본에 지사를 설립했다.</p> <p>같은해 9월 도쿄 게임쇼에서 오토베 이치로 라이엇 재팬 대표가 일본 서버의 준비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발표, 일본서버 오픈이 비로소 기정사실화되었다. 4개월의 시간이 지난 현재 로컬라이징이 상당 부분 진척했을 것으로 보이지만 아직까지 서버 오픈에 관해서는 아무 소식도 전해지고 있지 않다. 왜 이렇게 발걸음이 더딘 것일까?</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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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토베 이치로 라이엇 저팬 대표. 출처=e-sports SQUARE 공식 트위터(@e_sports_SQUARE) |
우선 일본은 '디아블로2'가 실패했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서비스되지 않은 시장이다(특정 장르를 제외한). PC 게임의 불모지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Xbox 360조차 200만대를 넘기지 못했고, 현지화되어 발매된 'GTA5' 역시 현 시점까지 PS3과 PS4 버전을 합쳐 23만장 정도밖에 판매되지 않았다. 서양 게임이 큰 인기를 얻은 전례가 없는 만큼, 어떤 퍼블리셔라도 신중하게 서비스를 준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p> <p>인지도의 이유도 크다. 2014년 필자가 일본에서 근무할 당시 동료들에게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를 했을 때, 한국과 관계되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는 대부분 '그게 무슨 게임인가요?', '동접이 750만이라구요? 말도 안 돼. 그런 게임이 있어요?' 와 같은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게임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낮은 편이었으니 대중에게는 인지도가 거의 없었다고 봐야겠다.</p> <p>혹자는 일본의 '폐를 끼치기 싫어하는' 문화 때문에 팀 대전 게임은 성공하기 어렵다고도 한다. 필자가 '스파이크 걸즈'를 개발할 당시 미소녀 컨셉의 게임인 만큼 일본 퍼블리셔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고, 필자는 테스트 지원을 위해 함께 일본 스태프와 함께 플레이했다. 3:3 대전의 게임성 때문에 팀원에게 미안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편인데, 한국 스태프에 비해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 류의 인사를 받는 빈도가 매우 높았다.</p> <p>그러나 필자는 이런 것들이 일본에서 AOS게임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도 AOS와 유사한 게임성을 지닌 게임들이 꾸준히 인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일본겜톡에서는 아케이드를 중심으로 발전한 일본의 대전형 전략 게임들을 돌아보며 일본에서의 '리그 오브 레전드'를 전망해 본다.</p> <p>■ 일본 게임센터를 부활시킨 삼국지대전
1990년대 말에 시작된 음악 게임의 열풍으로 한국 아케이드 시장은 활기를 띠었으나, 그 인기가 식으면서 많은 게임센터가 사라졌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일본 역시 90년대 말 이후 아케이드 시장은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였다. 세가에서는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네트워크 대전이 가능한 게임을 내놓아 이후 아케이드 시장을 되살리는데, '삼국지대전'이 바로 그 붐을 일으킨 주역이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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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삼국지대전 공식 페이지 |
'삼국지대전'은 실물의 카드를 게임판에서 움직여 화면 상의 부대를 움직이는 리얼타임 전략 게임이다. 가위바위보의 상성을 가진 창병, 궁병, 기병3종의 병과에 해당하는 장수 카드로 자신의 군대를 만들어 상대의 성을 먼저 함락시키면 승리하는 룰을 도입했다.</p> <p>트레이딩 카드 게임처럼 보이는 외견과는 달리 세심한 부대 컨트롤이 중요한 게임이다. 전투 중 사망한 장수는 부활까지 일정 시간동안 기다려야 하고, 게임이 진행될수록 부활 카운트가 길어지기 때문에 게임 후반에 중요한 전투에서 패배했을 경우 그대로 성이 함락당하는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공성에 강한 부대를 몰래 잠입시켜 상대의 성만 먼저 파괴하는 전략도 존재한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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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카드를 직접 움직여 부대를 통솔한다 |
각 장수가 사용하는 계략은 부대를 강화시키거나 적 부대에게 대미지를 주는 것 외에도 적을 도발하거나 일정 구역에 특수효과를 부여하는 등 플레이어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전략이 발생한다.</p> <p>군주가 사용하는 오의는 게임 중 단 1회만 사용할 수 있는 궁극 스킬로 부대의 부활시간을 단축시키거나 부대의 병력(HP)을 일시에 회복하는 것이 가능하다.</p> <p>게임 스타일은 다르지만, AOS를 할 때 세우던 전략과 상당한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다. 계략과 오의 발동 타이밍이 승부를 결정짓기 때문에 플레이하는 내내 AOS의 '한타'를 할 때와 같은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p> <p>한국에 도입된 곳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필자는 닌텐도DS용으로 먼저 플레이했는데, CPU대전에서도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재미를 느끼기엔 충분했다. 한 번의 플레이가 끝나면 카드팩이 나오고, 펜으로 터치하면 그 팩이 찢어지며 카드를 뽑는 것도 이식작다운 이채로움이었다.</p> <p>그런데 실제 카드를 구입하여 아케이드용을 플레이해보니, DS판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집중도를 자랑하는 게임이었다. 펜으로 움직이면 그만이었던 DS판과 달리 손이 꼬이는 일도 잦았고, 카드끼리 겹치지 않게 주의가 필요했다.</p> <p>전략이 맞아떨어져 전투에서 승리한 후 모든 카드를 적진에 배치하여 부대가 돌격하는 모습을 볼 때는 전쟁을 하는 지휘관의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전투에서 무장을 잃은 후 본진이 박살날 때의 참담함 역시 컸지만.</p> <p>무엇보다 놀란 것은 DS판에서 본 카드팩 찢기가 연출이 아니라 실제 서비스였던 사실이다. 게임이 끝나자 카드팩 투출구에서 비닐로 포장된 카드팩이 나오고, 그걸 찢어 새 카드를 받는 방식이었던 것이다.</p> <p>전성기에는 유명 만화가들이 카드 일러스트에 참여해서 화제가 되었는데, 시마과장 모습의 제갈량 등 원작의 캐릭터를 그대로 살린 장수들이 또다른 재미를 주며 플레이어의 소유욕을 자극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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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범인을 잘 잡아낼 것 같은 사마염 |
한국에서는 거의 볼 수 없었던 '삼국지대전'도 3번째 버전에 이르러 몇 곳의 대형 게임센터에 도입되었다. 이후 한국에도 커뮤니티가 개설되고 팀 대전이 이루어지며 활기를 띠었지만, 한글화가 되지 않은 탓에 확산에 한계가 있었다. 세가에서도 아시아 지역 기기들과의 대전을 지원하는 노력을 보였고, 일부 유저들의 열렬이 지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철수하고 말았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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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당시 한국에서 가동했던 '삼국지대전3' |
필자가 2013년 인도네시아의 게임센터를 방문했을 때는 '삼국지대전'의 중국어 버전이 가동되고 있었는데, 그곳에서 인도네시아인 열혈 유저를 만날 수 있었다. 중국어를 몰라서 영문 공략집을 보며 게임을 익혔다는 그는 게임센터에서 거의 무패에 가까운 승률을 자랑하고 있었다. 연습삼아 대전을 해봤지만 필자가 이길 리 만무했고, 그는 이후의 도전자들에게도 승리를 거듭했다. 재미있는 것은 카드팩이 투출될 때마다 살짝 뜯어보고는 이내 버리는 모습이었다. 이미 대부분의 카드를 모았고 레어 이상의 카드만 찾기 때문에 쓸데없는 카드는 모두 버린다고 한다. 현실의 카드는 합성이 되지 않으니 당연한 것이겠지만.</p> <p>2010년에는 일본 전국시대를 무대로 한 속편 '전국대전' 이 가동을 시작했다. 보다 깊이가 더해진 전투 시스템과 일본 전국시대의 장수들을 다시 한 번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재해석하여 엄청난 인기를 모았고, 현재까지 전국의 게임센터에서 플레이되고 있다.</p> <p>반면 그 때문에 '삼국지대전'의 인기는 시들어, 최신 버전인 WAR B
EGINS 까지 가동된 후 올해 1월 15일 네트워크 서비스를 종료하였다. 비록 바톤을 넘겨주었지만 10년 동안 많은 족적을 남긴 이 명작은 일본의 전략 게임 유저들에게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우리들의 기억 속에 '스타크래프트1'이 남아있는 것처럼.</p> <p>■ TCG와 AOS의 융합, '로드 오브 버밀리온 III'</p> <p>2008년, 주로 콘솔 RPG게임을 개발해 온 스퀘어에닉스가 이례적으로 아케이드에 '로드 오브 버밀리온'이라는 트레이딩 카드 대전게임을 내놓는다. 2006년 타이토를 흡수합병하며 전국 게임센터 배급망을 확보한 뒤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이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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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로드 오브 버밀리온 공식 페이지(http://www.square-enix.co.jp) |
게임플레이는 맵에 놓여진 3개의 알카나 스톤을 파괴하면 승리하는 흐름으로, 특정 거점을 중심으로 싸움이 벌어지고 계속 전장이 바뀐다는 점에서 AOS와 유사한 면을 찾을 수 있다. 카드를 늘어놓고 리얼타임으로 플레이하는 방식은 얼핏 보면 삼국지대전과 비슷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레버를 움직여 파티를 이동시키고 카드는 각 캐릭터를 파티 내에서 이동하거나 공격방향을 결정하는 데만 사용하는 전혀 다른 스타일이었다. 화면구성 역시 '삼국지대전'과 같은 맵 전체 조망이 아니라 일반적인 전략 게임과 같이 전장의 일부만 보여주고 미니맵으로 전황을 파악하도록 해 두었다.</p> <p>스퀘어에닉스의 게임인 만큼 카드 일러스트에도 엄청난 공을 들여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로 유명한 아마노 요시타카, 노무라 테츠야를 비롯해서 테라다 카츠야, 요시다 아키히코와 같은 일본의 걸출한 아티스트가 참여했고, 한국의 김형태, 미국의 토드 멕펄레인 같은 해외 유명 아티스트까지 기용했다.</p> <p>버전업판인 '로드 오브 버밀리온 II'부터는 콜라보레이션 개념으로 스퀘어의 유명 IP인 '파이널판타지', '발키리 프로파일', '로맨싱 사가', '성검전설'의 캐릭터를 등장시켰고, 유명한 트레이딩 카드 게임인 '매직 개더링'의 카드가 깜짝 출연하기도 하였다. 다음 버전인 '로드 오브 버밀리온 Re:2' 에서는 콜라보레이션 범위를 확장, '페르소나4', '킹 오브 파이터즈', '블레이블루'와 같은 타 회사 작품의 인기 캐릭터까지 대거 출연하며 인기를 더했다. 2012년 여름 필자가 일본을 찾았을 때 메인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것도 이 게임이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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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당시 일본 게임센터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있다 |
지속적인 버전업을 통해 '로드 오브 버밀리온' 시리즈를 정착시킨 스퀘어에닉스는 2013년 새로운 환경에서 제작된 실질적인 첫 후속작인 '로드 오브 버밀리온 III'를 내놓는다. 언리얼 엔진 3.5를 채용하여 새로운 환경에서 개발되었으며, 인터페이스 측면에서도 스틱과 카드를 움직이는 컨트롤이 없어지고 터치스크린 기반으로 완전히 리뉴얼했다.</p> <p>게임플레이 측면에서도 3마리의 소환수를 처음부터 컨트롤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 8장의 소환수로 덱을 세팅한 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충전되는 마나를 사용하여 필요한 소환수를 꺼내서 싸우게 된다. 전략에 따라 준비한 여러 장의 카드를 자원과 전투 상황에 따라 뽑아들고 활용하는 모습은 TCG를 떠올리게 한다. 실제 플레이 모습도 유닛을 세세하게 컨트롤하기보다는 소환수를 알맞게 꺼내드는 조작이 많았다.</p> <p>또 하나의 큰 변화는 게임방식이 4:4의 팀 대전으로 변경되었다는 것이다. 모든 게임은 8명의 유저가 모여 4:4로 진행되며, 알카나 스톤 외에도 자원의 개념인 마나 타워가 추가되어 거점 쟁탈이 더욱 치열해졌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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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양의 게이머도 즐기고 있던 로드 오브 버밀리온 III |
</p> <p>현지에서 본 '로드 오브 버밀리온 III'는 어느 게임센터에나 설치되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한 번 자리한 사람들이 오랜 시간 플레이하는 모습이 많았고 이전과 같은 긴 대기열은 볼 수 없었다. 8장의 소환수 카드를 슬라이드 조작으로 한꺼번에 선택한 후 차례로 명령을 내리며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저기 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아 보였다.</p> <p>실제로 플레이해 본 필자 역시 파티 선택과 이동, 카드 패널을 선택하고 소환하는 인터페이스의 복잡도가 높아 기본적인 조작을 익히는 데에 급급했고, 게임의 흐름까지 이해하려면 훨씬 많은 플레이 시간이 필요하다고 느꼈다.</p> <p>한편 전세계적인 AOS게임의 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는지, 스퀘어에닉스 역시 지난해 PC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로드 오브 버밀리온 아레나'를 공개한 후, 올해 1월 베타테스트를 진행했다. 필드 몬스터를 처치하여 레벨을 올리고 양 진영에서 미니언들이 나타나 싸우는 등 AOS의 룰을 많이 받아들였다. 기존의 시리즈에 비해 훨씬 스피디한 전개를 보여주고 있으며, 사용하는 소환수의 수도 4종류로 심플해졌다. 컨트롤하는 유닛 수를 줄이고 메인 캐릭터의 조작을 좀 더 심화한 것으로 보인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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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인칭 시점에서 액션과 같이 빠른 전개를 보여주는 '로드오브버밀리온아레나' http://lova.jp |
삼국지대전의 진화형 전략 게임에서 4:4의 TCG형 AOS를 거쳐, 이제는 또 하나의 AOS로 PC로의 진출을 준비하는 '로드 오브 버밀리온' 시리즈. 현재의 개발 진척도라면 연내 출시도 가능해 보인다. '리그 오브 레전드'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강력한 경쟁상대가 될 지도 모를 일이다.</p> <p>■ 세가에서 개발 중인 아케이드용 AOS, 원더랜드 워즈</p> <p>한국의 네오액트에서 개발한 AOS '카오스 온라인'은 일본에서 '카오스 히어로즈 온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PC온라인 게임이지만 의외로 퍼블리셔는 세가인데, 공식 트위터나 운영 게시판 등을 보면 서비스를 유지할 정도의 유저가 즐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p> <p>공식 페이지나 게임 설치 시 보여지는 이미지들을 보면 일러스트 때문에 마치 다른 게임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실제 게임을 플레이해 보면 3D부분은 한국 버전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 최근에는 여성 캐릭터들의 평상복 스킨을 출시하기도 했는데, 한국 버전의 아바타 카드(스킨) 중심 업데이트는 일본 버전의 영향이 아닌가 싶다.</p> <p>그러던 세가가 2014년 2월, 아케이드용 전략 게임의 개발 소식을 발표했다. 그것은 일본 어뮤즈먼트 엑스포에서 발표된 '원더랜드 워즈'로, 앞서 소개한 '삼국지대전'의 프로듀서 니시야마 야스히로와 디렉터 오오하라 토오루 콤비가 다시한번 프로듀서와 디렉터를 맡은 신작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p> <p>발표 당시에는 동화의 세계관을 채택한 전략 게임 정도로 소개하고 있었지만 프로모션 영상만 봐도 미니언들과 거점의 방어 타워, 미니맵에서 표시되지 않는 숲속 지역까지 영락없는 AOS장르의 게임이었다. AOS의 불모지 일본에서 세가가 꿋꿋하게 '카오스 히어로즈 온라인'을 서비스해 온 것은 이 게임을 만들 노하우를 얻기 위해서였을까?</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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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원더랜드 워즈 공식 트위터(@wonderland_wars) |
2014년 4월에는 아키하바라 클럽 세가에서 로케이션 테스트(아케이드 게임의 개발 중 유저 피드백을 얻기 위한 테스트. 클로즈 베타 테스트로 생각하면 된다.)가 개최되어, 필자도 이 날 현장에 찾아가 보았다. 세가가 내놓는 완전 신작 게임인 만큼 큰 관심을 모았는지, 오전부터 모여든 인파때문에 2시간 이상 기다린 뒤에야 테스트에 참가할 수 있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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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로케이션 테스트에서는 4명의 캐릭터로 4:4 전투를 즐길 수 있었다 |
2라인의 단순한 맵이라 통해 전투가 자주 발생했고, 라인 스왑도 빠르게 이루어져 플레이하는 내내 긴장을 놓을 수 없었다. 아케이드 게임인 만큼 10분 이내에 승부가 나야 하기 때문에 이런 방향이 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AOS와 가장 차별되는 점은 터치펜 인터페이스로, 터치펜으로 기본 공격을 하거나 휙 그어서 구르기를 할 수 있어 액션 게임과 같은 컨트롤이 가능했다. 뿐만 아니라 스킬 시전 시 펜으로 그린 영역에 스킬이 시전되는 '드로우 샷'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p> <p>일본에서만 생각할 수 있는 톡특한 AOS라는 감상과 함께, 스마트폰용으로 AOS를 만든다면 이런 식으로 만들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에 출시되었던 스마트폰용 AOS들이 PC용의 그것을 옮기는 데에 집중하느라 정작 스마트폰에서의 플레이 환경을 챙기지 못한 데 반해, 이 게임의 심플한 맵과 터치펜 조작방식은 스마트폰에서도 충분히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특히 드로잉으로 스킬 영역을 결정하는 조작은 스마트폰 쪽이 더 쉽고 재미있을 것 같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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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으로 그려 발동하는 '드로우 샷'을 사용하는 모습 |
</p> <p>2014년 8월에 개최된 Japan Gamer's Live의 출품 버전에서는 장르 역시 기존의 '트레이딩 카드 아케이드 게임'이 아닌 'MOBA'(Multiplay Online Battle Arena.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AOS를 지칭하는 장르명)를 표방하며 3라인 맵을 새로 선보였다. MP가 도입되고 캐릭터가 '파이터', 어태커', '서포터'로 분류되어 보다 역할 분담이 분명해지는 등 보다 AOS장르에 가까워지는 한편, 레벨업이 팀 단위로 묶여지고 자동 평타공격이 폐지되는 파격적인 변경도 있었다. 핀치에 몰렸을 때 사용하는 '소울 카드'시스템이 추가되어 일발역전을 노릴 수 있게 되었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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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개된 버전에서는 거인을 소환하는 소울 카드를 선보였다 |
올 1월에는 아케이드 게임 최초의 사전등록 이벤트와 함께 2번째 로케이션 테스트를 시작하여 현재도 진행 중에 있다. 이번 테스트의 플레이 내용은 출시 버전에 그대로 이어진다고 하니 개발이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의 유닛 종류나 전투에서의 변수로만 본다면 기존 AOS의 재미를 원하는 유저에게는 깊이가 조금 부족한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p> <p>■ '리그 오브 레전드' 일본 버전을 예상해보니</p> <p>그렇다면 일본에서 출시되는 '리그 오브 레전드'는 어떤 모습이 될까?</p> <p>우선 모든 챔피언들의 일러스트가 대거 변경될 것이다. 중국 버전이 론칭될 때 모든 일러스트가 새로 그려진 사례가 있으며, 한국 버전 역시 그 영향을 받아 일부 일러스트가 변경되기도 했다. 모든 캐릭터의 일러스트가 전부 바뀐다는 것은 너무나 큰 일이 되겠지만, 일본과 같은 시장에서 지금의 모습 그대로 오픈하는 것 또한 상상하기 어렵다. 아칼리나 쉔 같은 챔피언이 일본의 일러스트로 리뉴얼되어 일본 서버에 반영된다면 그것도 또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p> <p>또한 성우진이 화제가 될 것이다. 한국에서도 A급 성우를 기용했던 라이엇 게임즈의 정책 상 게임 성우의 본고장(?) 일본에서는 더욱 신경을 쓸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에서의 성우의 인기나 작품의 성우에 대한 관심으로 볼 때 그 경우 많은 관심이 쏠릴 것이며, 성우와 타이업해서 이벤트를 할 가능성도 있다.</p> <p>'원더랜드 워즈' 역시 오픈행사 때 작중 캐릭터의 성우를 대동한 바 있다. 다만 일본에서 A급 성우를 기용하려면 3개월 전에 에이전시와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위에 언급한 일러스트 전면 교체와 함께 론칭 지연의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를 일이다.</p> <p>해외 IP를 차단할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일본 온라인 게임들이 해외 IP를 막는 경우가 많고, 세가에서 서비스하는 '카오스 온라인' 역시 해외 IP로는 즐길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도 역시 예외가 아닐 수 있다. 일본 서버가 열리면 나도 가서 랭커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플레이어들은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좋겠다.</p> <p>게임 내 채팅 블럭 및 필터 기능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먼저 사과하는 문화가 게임의 성패를 가를 정도로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지만, 팀원에 대한 비난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특성 상, 배심원 제도만으로는 '즐기기 부담스러운 게임'으로 보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p> <p>한국의 게임중계방송 및 개인방송과 같이 게임플레이 중계와 영상 공유가 활발히 일어날 것이다. 이미 일본은 동영상 사이트 '니코니코 동화'에 의한 실황중계 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과 같이 대규모의 게임방송이 실시되지는 않을 것이다. E-sports의 개념이 일부 마니아층에만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도쿄MX2에서 게임 방송을 하고 있지만 일주일에 겨우 30분 방송될 정도로 걸음마 단계이다.</p> <p>마지막으로 일본 시장에서의 성패 여부에 대해서는 일정 성과는 거두겠지만 다른 국가와 같이 열광적인 인기를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콘솔 게임의 강세, 서양 게임에 대한 거부감 등은 게임의 재미 앞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일본에는 타 국가와 전혀 다른 장벽이 존재하는데, 그것은 바로 PC의 이용형태다.</p> <p>일본 경제산업성 통계에 따르면 2014년 일본 초중고생의 데스크톱 PC 보유율은 43%이며, 이중 가족 공용이 아닌 자신의 PC를 소유한 비율은 고작 3.8%밖에 되지 않는다. 대학생 역시 2012년 긴키 대학의 조사에 따르면 데스크톱 보유 비율이 51%이며, 이중 사용한다는 응답 비율은 35%였다. 더구나 데스크톱 사용률은 계속 줄어드는 경향이다. 물론 '리그 오브 레전드'가 노트북으로 즐길 수 없을 정도의 고사양 게임은 아니지만, 과연 노트북으로 열띤 플레이를 제대로 즐길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p> <p>이렇듯 다양한 이슈가 있기에 '리그 오브 레전드'의 일본서버 성공 여부는 미지수이고, 그때문에 서버 오픈이 계속 지연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AOS는 이미 메이저 게임사들에 의해 일본 시장에 도입되고 있으며, '리그 오브 레전드'는 오히려 그 줄기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서양 게임의 불모지와도 같은 일본 시장. 과연 '리그 오브 레전드'가 이번에도 열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 지 라이엇 재팬의 활약을 기대해 보자.</p> <p>한경닷컴 게임톡 김창선 객원기자 william.kimcs@gmail.com</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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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선은?
'스파이크 걸즈' 의 게임 기획자로 게임업계에 입문했고, '다이스 어드벤처'의 디렉터를 담당했다. 모본,
엔씨소프트와 일본계 게임사를 거쳐 현재는 알트플러스(AltPlus) 코리아에서 디렉터로 근무 중이다.</p> <p>일본 게임의 안팎에 정통하고, 특히 발빠르게 일본 게임 시장의 트렌드와 핫 이슈를 콕 집어주는 내공으로 주목을 받았다. 게임톡은 2주 또는 월1회 그의 '일본 게임 읽기'를 소개한다.</p>
김창선PD ''다이스 어드벤처' 피규어 수집 끝판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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