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저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LG그룹주에, 기관은 지배구조 이슈로 주목 받고 있는 삼성그룹주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증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LG전자 주식을 311억원 가량 순매수한 반면 기관은 이 회사 주식을 307억원 어치 팔아치웠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스마트폰 G3 판매호조로 5년 만에 분기 매출 4조원대에 진입하는 등 호실적 흐름을 이어갔지만, 주가가 전고점 대비 최근(25일 종가기준) 22% 이상 떨어지는 등 맥을 못추고 있는 상태다.
LG화학 주식도 기관이 897억원 어치 순매도하는 동안 외국인은 708억원 가량을 담았다. LG화학도 유가 하락으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에 지난해 7월 30만원대이던 주가가 현재 18만원까지 수직 하락했다. 외국인은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도 이 기간 각각 1281억원과 393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관은 순매도였다.
같은 기간 삼성그룹주에 대해서는 반대의 양상이 나타났다. 기관이 이 기간 삼성전자 주식을 1861억원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은 722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은 올 들어 단 2거래일을 제외하고 삼성전자 주식을 모두 순매도하는 등 철저히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에스디에스 주식도 기관이 81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낸 반면 외국인은 2373억원 가량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삼성에스디에스 주식을 23만원대 이하에서만 집중적으로 사들이는 모습이었다.
삼성에스디에스는 상장 이후 연일 상승 랠리를 펼치며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가인 42만원대까지 치솟았었다. 하지만 최근 고평가 논란과 현대차그룹 오너 일가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시도로 인한 지배구조 관련주 프리미엄 희석에 주가가 공모가(19만원) 수준에 근접해 있는 상태다.
외국인은 일부 고평가돼 있는 삼성그룹주 대신 주가 수준이 고점 대비 현저히 떨어져 있는 LG그룹주에 더 관심을 나타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외국에서는 부자(父子) 경영권 승계와 관련한 그룹 지배구조 이슈가 드물다"며 "외국인들이 이를 바탕으로 하는 종목 매수에 낯설어 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은 애플 수혜주로 거론되는 것에 비해 주가 수준이 현저히 떨어진 종목들"이라며 "외국인들은 오히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에 더 크게 반응하는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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