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수다30] 이승기, “포스터 붙이러 간 삼시세끼, 나영석 PD가 명당도 알려줬다” ②

입력 2015-01-27 09:15  


[스타미디어팀]‘준수’와 ‘현우’가 사랑을 떠보기도 하고 이내 숨기기도 하는 곳. 서로를 생각하면서도 아닌 척 발뺌하는 곳이 바로 홍대 벽화거리다. 미대가 유명한 홍익대와 그 주변은 아티스트의 끼가 넘실거린다.

과거 이 골목은 아무것도 없는 회색 콘크리트 벽과 하늘을 뚫을 듯 솟아있는 전봇대, 벗겨진 대문이 홍대 속의 외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듯했었다. 아티스트들이 발 벗고 나서 예술의 혼을 칠하니 서있는 벽마다 생기를 되찾고 ‘준수’와 ‘현우’의 만남이 펼쳐지는 스크린이 되었다.

벽돌 자국만 새겨진 담벼락처럼 순수한 모습으로 연예계에 데뷔한 이승기는 어느덧 10년차의 내공을 쌓은 배우 겸 가수가 되었다. 자신의 색깔을 덧입힌 울타리를 가지고 단단하게 연예계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는 그.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았던 이승기에게서 이제 그리는 것 마다 원래 자기 자리인 듯 위트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화려한 벽화를 볼 수 있는 느낌이다.

비가 내리고 우박이 쏟아지는 날에도 그 자리 그대로 변함없는 벽화에서 이승기의 모습이 보인다. 사랑하는 듯하면서도 아닌 것처럼 가볍게 인연을 엮어가는 요즘, ‘오늘의 연애’를 통해 한결 같은 사랑을 보여준 준수의 모습이 기억에 남기 때문인 듯 하다.

#자이로드롭 위에서 데이트코스 짜기

▷이번 영화가 올 로케이션 촬영이었어요. 어느 장소가 가장 마음에 드셨어요?
▶정말 다양한 곳에서 촬영했는데 개인적으로는 홍대 벽화 거리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벽화 거리만의 운치가 있는 곳이었어요. 영화에 정말 다양한 장소가 나오는데 다 처음 가본 곳이었어요. 영화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좋은 곳이 있는 줄도 몰랐겠죠.

▷현우와 준수의 자이로드롭 신도 중요한 장면이었죠. 촬영하면서 힘들지는 않으셨어요?
▶자이로드롭을 37번 정도 탔어요. 저 원래 놀이동산 근처에도 안가고 간다고 해도 바이킹도 잘 안타요. 근데 감독님하고 스태프들이 자이로드롭을 안 타면 영화가 망할 것 같다고 자꾸 그러셔 가지고 어쩔 수 없이 탔어요(웃음)

더 놀랐던 건 대역이 없었어요. 보통 이 정도 타야 하면 와 계시거든요. 근데 풀 샷 까지 직접 타라고 하시니까(웃음) 풀 샷은 영화관 스크린이 아무리 크다고 해도 절대 안 보인다고 현장에서 엄청 어필했거든요. 그래도 혹시나 하시니까 제가 직접 다 탔는데 나중에 스크린으로 보는데 전~혀 안보이더라고요. 심지어 아무도 안 탔어도 몰랐을 것 같아요(웃음) 이건 멘탈로 극복되는 게 아니니까 정말 이 악물고 탔어요.

#내 몫은 내가 챙긴다

▷ tvN ‘삼시세끼’에 출연하셔서 영화 포스터 붙이던 장면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누구 아이디어였나요?
▶ 제가 요청 했어요. ‘삼시세끼’에 포스터 붙이러 나가려고요. 나영석 PD님께서 출연해야지 포스터 붙이게 해준다고 하셔가지고. 의리도 의리지만요. 원래 ‘1박 2일’때도 홍보하러 처음 나간 거였어요. 그래서 처음 붙여진 별명이 ‘홍달’이었어요. ‘홍보 달인’. 원래 노홍철 씨 빈자리로 잠깐 들어갔다가 노래 홍보하고 빠지려고 했었던 거였죠.

▷’삼시세끼’에 영화 이야기보다 일하는 모습이 더 많이 나왔는데요
▶ 영화 이야기는 절대 꺼내지 않기로 마음먹고 간 거였어요. 시청자께서 자연스레 알아봐주시겠지 하고요. 영화 홍보하고 내가 직접 희생하자 했는데 너무 희생했어요. 말도 많이 했는데 다 편집되고 일만 하고. 허리가 너무 아팠어요(웃음)

원래 처음에는 포스터로 벽을 둘러버리려고 했거든요. 기왕 할거면 확실하게 하자 하고요. 그런데 두 장밖에 안 보내주신 거예요. 나영석PD님이 창문에 붙이는 게 제일 많이 걸린다고 하셔서 거기에 붙이고 일하고 왔죠. 홍보 비로 일 하고 온 거죠.

#’후천적 천재’ 준수한 이승기의 솔직한 도전

▷가수출신 배우인데 배우로서 입지를 단단히 쌓았어요. 어떤 분을 보고 많이 배웠나요?
▶윤여정 선생님을 비롯해서 많은 선배님 모두가 “연기는 어렵다”고 하세요. 선생님들께서는 누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정도의 연기력을 가지고 계시잖아요. 그런데도 정말 엄청나게 공부를 하세요.

▷윤여정 씨를 보고 느낀 점이 많으셨나 보네요
▶제가 직접 윤여정 선생님께서 연습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어요. 몇 시간 동안 방에서 나오지도 않으시고 대본 공부를 하시더라고요. 윤여정 선생님은 연기로서는 정말 인정받으시는 분이시잖아요. 그런데도 자신은 천재가 아니라고 하시면서 엄청난 연습량을 보여주시더라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천재고 아니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기 할 일을 미친 듯이 파는 사람이 저 자리에 갈 수 있구나 했어요.

▷다른 캐릭터로 분한 이승기 씨의 모습이 궁금해지네요
▶다른 캐릭터에 물론 도전하고 싶어요. 다른 시나리오가 들어왔다면 그걸 했을 수도 있을 만큼 다양한 캐릭터가 욕심이 나요. 하지만 이 시기에 ‘오늘의 연애’가 들어왔고 너무 마음에 들었고 가장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도전하게 된 거였어요. 다음 작품은 어느 것이라도 할 수 있어요. 공포는 빼고요. 제가 너무 무서워해서 공포영화는 보지도 못하거든요(웃음)

이승기는 가수로 연예계에 등장했지만 이제는 배우라는 명칭으로 불려도 전혀 이질감이 없다. 선배 배우들의 인터뷰마다 이승기에 대한 칭찬이 마르지 않는다. 겸손과 노력이 생활이 된 이승기의 시간이 그의 능력을 반증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실적인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준수의 모습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뒤에서 도와주고 응원해주면서도 답답한 마음에 화를 내기도 하고 지치기도 하며 어쭙잖게 감정을 정리하기도 한다. 사랑 앞에서 긴장한 채 서툰 준수의 모습에서 우리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기 때문에 ‘오늘의 연애’는 상승 곡선을 이어나가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것이리라.
(사진출처: 영화 '오늘의 연애' 스틸컷, tvN  '삼시세끼' 스틸컷, CJ 엔터테인먼트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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