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유플릭스 무비'
영화·드라마 무제한 스트리밍
엔비디아 '엔비디아쉴드'
PC게임 태블릿서 즐길 수 있어
고화질 영상 원활하게 스트리밍
IT업계, 관련 기술 개발 박차
[ 임근호 기자 ]
대용량 영상 실시간 감상 시대
3~4분짜리 음악을 넘어 고화질 동영상과 게임도 스트리밍(실시간 감상)으로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스트리밍이란 파일을 내려받는 중에 재생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LTE(4세대 이동통신)를 뛰어넘어 3밴드 LTE까지 나오면서 대용량 파일도 빠르게 내려받을 수 있게 된 덕분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장애물도 많다. 대용량 파일을 스트리밍하면 통신망과 하드웨어 서버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스트리밍으로 중심 이동
요즘은 스트리밍이 대세다. 디지털 음악 시장의 판도는 이미 스트리밍으로 바뀌었다. 다운로드 방식의 애플 아이튠스 뮤직은 작년 매출이 13~14%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이 3조원이 넘는 가격에 비츠뮤직을 인수하고 스트리밍 음원 서비스에 강화에 나선 이유다.
이 같은 추 섦?동영상과 게임에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선 전체 가구의 47%가 넷플릭스 훌루 아마존프라임과 같은 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에 가입해 있다. 4년 전 24%에서 두 배가량 늘었다. 구글의 동영상 서비스인 유튜브에는 1분에 100시간 분량의 동영상이 업로드된다.
국내 이동통신사 LG유플러스 지난해 여름 한 달에 7000원을 내면 영화와 미국·일본 드라마 등을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유플릭스무비를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풀HD급 고해상도 영상을 집에 있는 TV로 실시간 중계할 수 있는 LTE 생방송 서비스도 시작했다.
게임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모바일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모든 파일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아야 했다. 영화 같은 화질의 게임은 용량이 기본 1기가바이트(GB)가 훌쩍 넘어가기 때문에 다운로드 방식은 불편함이 있었다. 최근 들어 나오기 시작한 게임 스트리밍은 필요한 만큼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내려받게 해 PC 게임과 같은 대용량 게임도 스마트폰에서 무리없이 할 수 있게 해준다.
엔비디아가 최근 내놓은 엔비디아쉴드 태블릿에선 PC와 태블릿을 연결해 PC 버전으로 출시된 대용량 게임을 태블릿에서도 그대로 스트리밍으로 즐길 수 있다. 라임라이트라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삼성 갤럭시S 같은 스마트폰에서 같은 기능을 쓸 수 있다. 국내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도 리니지 이터널을 스트리밍으로 서비스해 PC는 물론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도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원활한 스트리밍 위한 기술 개발 한창
커봐야 몇십 메가바이트(MB)인 음악 파일과 달리 동영상과 게임은 수백MB 혹은 1GB가 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음악 스트리밍보다 기술적 난이도가 높다. 물론 LTE나 3밴드 LTE의 출현이 대용량 콘텐츠의 스트리밍을 가속화하고 있지만 문제는 간단치 않다. 이용자 한 사람이 대용량 스트리밍을 한다면 상관없지만 수백만 명이 대용량 스트리밍을 이용하게 되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한 사람이 수돗물을 많이 쓰는 것은 괜찮지만 전 국민이 수돗물을 최대로 틀어놓으면 상수도 시스템에 무리가 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 때문에 인터넷 업계에선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유튜브는 이용자가 볼 가능성이 높은 동영상을 알고리즘으로 파악해 미리 내려받아둔다. 한편으로 인터넷 파일 전송 프로토콜로 기존 전송제어프로토콜(TCP) 대신 사용자데이터그램프로토콜(UDP)을 쓰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다.
TCP는 파일을 조각조각 낸 패킷이 100% 다 도착해야 동영상이 재생된다. 이를 기다리는 과정이 버퍼링이다. 반면 UDP는 패킷이 완벽하게 다 도착하지 않아도 사람이 보기에 무리가 없다 싶으면 동영상을 재생한다. 끊김 없는 감상이 가능해진다.
아카마이테크놀로지와 같은 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 업체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CDN은 전 세계에 서버를 두고 콘텐츠가 이 나라 저 나라로 원활하게 전송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다. CDN이 없으면 올림픽이나 월드컵 경기를 인터넷으로 보는 것도 불가능하다. 런던 올림픽 경기 중계를 런던에 있는 서버만으로 전 세계 수십억 시청자에게 보낼 순 없기 때문이다. CDN은 파일을 전 세계 서버로 배급 構?각 나라 서버에서 다시 이용자에게 동영상 등 파일을 전송하면서 이를 감당한다.
동영상은 풀HD를 넘어 4K라고 부르는 초고해상도로 이동하고 있다. 음악이나 게임 파일 크기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터넷 망에 걸리는 부하도 계속 커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 처음부터 이런 대용량 파일 전송에 맞춰 설계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폭증하는 데이터량에 대응하는 데 많은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유·무선 데이터 전송망을 정비하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분산 전송하는 소프트웨어적인 방법 등을 계속해서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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