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예금은행에서 새로 정기예금에 가입한 소비자에게 적용된 평균 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2.42%로, 전년의 역대 최저 기록(2.70%)을 경신했다. 2011년 3.69%를 정점으로 2012년 3.43% 등 3년 연속 하락세다.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저물가 때문에 한동안 명목 금리 추이와 다르게 움직인 실질 금리도 지난해는 하락했다. 명목 금리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뺀 실질 기준으로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2%에 그쳐 3년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정기예금의 실질 금리는 이 기준으로 2011년 마이너스(-0.31%)였으나 2012년에는 플러스(1.23%)로 돌아섰으며 2013년(1.40%)에는 조금 더 높아졌다. 이 기간 소비자물가가 금리보다 더 빠르게 낮아진 때문이다.
국고채 3년물 수익률도 실질로는 2011년 마이너스(-0.38%)에서 2012년 0.93%, 2013년 1.49%까지 높아지다가 지난해 1.29%로 낮아지는 등 시장금리 역시 비슷한 추세다.
한국은행 등 당국이 사용하는 좀 더 전문적인 방식(실질금리=명목금리-기대인플레이션율)으로 계산하면 은행 이용자가 체감하는 실질 금리는 한층 더 낮은 상황이다.
이 방식은 명목금리가 실질금리와 기대인플레이션율로 이뤄진다는 미국 경제학자 어빙 피셔의 이론에 기초한 것으로, 한은은 경제 주체들이 전망하는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대인플레이션율로 사용한다.
이 방식에 의한 실질 정기예금 금리는 2013년 -0.29%에서 2014년 -0.37%로 마이너스 폭이 더 확대됐다. 돈을 많이 맡길수록 손해를 보는 셈이다.
목돈을 만들기 위해 가입하는 정기 적금도 이 기준 실질 금리로는 2013년 플러스(0.07%)에서 지난해는 마이너스(-0.13%)로 부호가 바뀌었다.
이자율이 물가 상승에 못 미친다고 돈이 은행에서 대거 이탈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이용자는 자신의 돈을 달리 맡겨둘 데도 없고 결제 등 편리성 때문에 은행 등 예금취급기관을 계속 이용한다.
실제 예금취급기관의 작년 11월말 현재 정기 예·적금은 997조71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조5374억원(2.6%) 증가했다. 그러나 이자는 더 적더라도 쉽게 빼서 쓸 수 있는 수시입출식저축성 예금은 36조7286억원(11.1%) 늘고 요구불 예금도 18조6781억원(15.7%) 증가했다.
5만원권을 중심으로 현금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금리가 낮아지면서 이자에 대한 기대수익이 줄자 차라리 세금이나 피하려는 지하경제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난 때문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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