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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회사채 시장이 호황을 누리면서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은 이자 비용 절감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수요예측 전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 하단보다 낮은 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기도 했다.
작년 12월 GS이앤알은 5년 만기 회사채 1000억원어치를 연 2.92%의 금리로 발행해 시장에서 화제가 됐다. 연 2.92%의 금리는 이 회사 채권의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회사채 금리 평균)보다 무려 0.4%포인트나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GS이앤알은 수요예측 전 이 채권의 공모 희망금리를 최저 ‘민평금리에 0.3%포인트를 뺀 수준’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수요예측을 해보니 그보다 낮은 금리(민평금리-0.31~0.43%포인트)로 채권을 사겠다는 수요액이 1900억원에 달했다.
당시 채권 발행 주관을 맡았던 증권사 관계자는 “GS이앤알의 민평금리가 시장 평가보다 다소 높게 책정돼 있었던 데다, 수요예측에서 일부 투자자가 강력한 투자 의사를 밝히면서 매우 유리한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LG이노텍 역시 지난해 11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만기 3·5년)를 연 2.47~2.97%에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민평금리보다 0.32~0.41%포인트 낮은 것이다. 당초 ‘민평금리-0.28%포인트’를 공모 희망금리의 하단으로 제시했으나, 수요예측에서 이보다 낮은 금리로 채권을 사겠다는 수요액이 3500억원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은 요즘 시장에서 보기 드물게 등급(A+)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회사”라며 “신용등급이 조만간 ‘AA-’로 한 단계 상향 조정될 것으로 기대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고 했다. 두 회사 외에도 성우하이텍(18회차), 율촌화학(11회차)도 민평금리보다 0.3%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으로 채권을 발행했다.
이와 반대로 회사채 발행에 앞서 수요예측에 나섰다가 사겠다는 곳이 없어 금리를 당초 제시한 것보다 올리는 경우도 있었다. 메리츠캐피탈은 지난해 세 차례에 걸쳐 실시한 회사채(6·7·8회차) 수요예측에서 수요자가 적어 당초 제시한 공모 희망금리의 상단보다 0.02~0.07%포인트 더 높은 금리로 채권을 발행해야 했다.
한 증권사 채권 담당 임원은 “여신전문금융회사 회사채(여전채)는 거래 유동성이 중요한데, 메리츠캐피탈 회사채는 발행 물량이 많지 않아 기관투자가 수요가 없었다”고 했다. SK케미칼(190-1회차), 대우인터내셔널(10-1회차), 연합자산관리(15회차) 등의 회사채 ?수요 부족으로 당초 예상보다 0.01~0.02%포인트 높은 금리로 발행됐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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