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번홀 15m 환상의 이글 짜릿한 역전승
[ 최만수 기자 ]
‘신예 거포’ 브룩스 켑카(25)가 지난해 장타왕 버바 왓슨(37·이상 미국)을 꺾고 생애 첫 미국 PGA투어 우승컵을 안았다. 켑카는 2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TPC(파71·7216야드)에서 열린 WM피닉스오픈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를 낚으며 5언더파 66타를 쳤다. 그는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왓슨,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라이언 파머(미국)를 1타 차로 제치고 감격의 우승컵을 차지했다. 켑카는 올 시즌 세계 남자 골프에서 거세게 불고 있는 ‘20대 영건 돌풍’을 이어갔다.
◆불꽃 튀는 장타 대결
2012년 프로에 데뷔한 켑카는 PGA투어에 앞서 유러피언(EPGA)투어에서 먼저 우승을 차지한 선수다. 그는 지난해 11월 터키에서 열린 EPGA투어 터키항공오픈에서 유럽의 강호 이언 풀터(잉글랜드)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또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4위, PGA챔피언십에서 15위에 오르며 가능성을 보였다.
켑카는 지난해 PGA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6위(307야드)에 올라 ‘차세대 거 ?rsquo;로 주목받았다. 당시 1위는 왓슨(314.3야드). 11개 대회가 열린 2014~2015시즌에는 켑카가 315야드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날 3타 차 공동 2위로 출발한 켑카는 왓슨과 31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 쇼를 펼쳐 시끄럽기로 소문난 피닉스오픈의 갤러리들을 열광케 했다. 켑카의 4라운드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는 317.1야드에 달했다. 왓슨도 309.2야드의 장타를 날리며 응수했다.
켑카는 14번홀까지 3타를 줄이며 전날 선두였던 마틴 레어드(스코틀랜드)를 바짝 추격했다. 15번홀(파5)에선 두 번째 샷을 그린 가장자리에 보낸 뒤 퍼터를 사용, 15m가 넘는 거리에서 이글을 잡아냈다. 켑카는 우승을 예감한 듯 주먹을 불끈 쥐었다. 왓슨은 마지막까지 역전을 노렸지만 13번홀(파5) 이후 번번이 찬스를 놓치며 버디를 잡아내지 못해 2위에 그쳤다. 켑카는 “몇 주 전부터 퍼팅 자세를 바꾸고 매일 연습했는데 15번홀에서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男골프 20대 돌풍 이어져
켑카의 우승으로 올 시즌 PGA투어와 EPGA투어에선 20대 영건 돌풍이 이어졌다. PGA투어에선 11개 대회 중 6개의 트로피를 패트릭 리드(25), 벤 마틴(27), 로버트 스트랩(27·이상 미국) 등 20대가 차지했다.
EPGA투어의 경우 세계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25·북아일랜드)가 1일 두바이데저트클래식에서 우승하는 등 6개 대회를 모두 20대가 휩쓸었다. 피닉스오픈에서 켑카와 우승을 다툰 마쓰야마, 레어드도 20대 초반이다. 조던 스피스(22·미국)도 톱10에 자주 진입해 우승을 노리고 있다.
미국 골프채널은 “켑카의 우승은 PGA에 타이거 우즈(미국)의 시대가 저물고 다음 세대의 슈퍼스타들이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LPGA에서도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세계 1위를 차지하는 등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 골프의 ‘맏형’ 최경주(45·SK텔레콤)는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타를 줄이며 공동 22위(7언더파 277타)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루키’ 박성준(29)은 공동 30위(5언더파 279타), 노승열(24·나이키골프)은 공동 46위(3언더파 281타)로 대회를 마쳤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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