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거래금지법 예외
합법적 稅테크 가능해져
10년 이상 유지하면
납입액 200%까지 추가 稅혜택
변액상품도 장기가입때 유리
[ 이지훈 기자 ]
실질금리 제로 시대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보험으로 눈을 돌릴 것을 권한다. 보험 상품을 잘 활용하면 안정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모두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은 기본적으로 장기투자를 전제로 해 일반적인 예·적금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주는 경우가 많다. 투자기간을 길게 잡고, 보험에 부여된 비과세 혜택을 적절히 활용한다면 ‘수익률 5%’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비과세 저축성 보험 활용해야
이미 자산가들은 보험사 비과세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차명거래금지법이 시행되면서다. 이 법 시행으로 앞으로 증여세 감면 범위를 초과한 자금을 가족명의 계좌로 관리할 수 없게 됐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의 증여세 감면 범위는 10년 합산 금액 기준으로 배우자 6억원, 만 19세 이상 자녀 5000만원, 미성년 자녀 2000만원, 부모 3000만원 등이다. 따라서 이 한도를 초과한 금액은 증여세를 내야 한다.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자녀나 배우자 명의로 자금을 관리해 오던 자산가들로서는 합법적 세테크가 가능한 보험사 비과세 상품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보험상품은 증여세 면세 한도까지는 차명거래금지법의 예외적용을 받는다. 보험상품은 원래 계좌가 아니라 보험자와 보험계약자 사이의 계약에 따라 이뤄지기 때문에 법 시행에 영향을 받지 않는 탓이다.
대표적인 상품이 비과세 혜택이 적용되는 저축성보험이다. 월적립식 저축성보험 상품은 5년 동안 보험료를 납입하고 납입기간 포함 10년 이상 유지하면 가입금액에 관계없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납입 누적액의 200%까지 추가 납입해도 비과세 혜택이 가능하다. 배성운 삼성생명 마케팅팀 차장은 “금융상품의 수익에 붙는 15.4%의 이자소득세를 피해갈 수 있는 방법이 장기성 저축보험”이라며 “장기저축성 보험은 이자가 연 3% 후반대로 2%대인 은행 예·적금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비과세되는 보험상품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원하는 수준의 목돈을 만드는 방법으로는 불입액을 높이거나, 하루라도 빨리 저축이나 투자를 시작해 불입 기간을 늘리는 게 기본이다. 여기에 또 하나 중요한 방안이 ‘복리의 마력’을 활용하는 일이다. 원금에 이자가 붙고, 그 다음해에 원리금(원금+이자)에 또다시 이자가 붙어 시간이 경과될수록 수익률 곡선이 급상승하는 게 ‘복리효 ?rsquo;다. 복리효과를 결정짓는 요소는 금리와 기간이다. 이율이 높을수록, 기간이 길수록 복리의 성과는 두드러진다. 장기 상품인 저축성보험은 이런 복리효과가 뚜렷이 나타나는 상품이다. 특히 보험사의 장기 저축성보험은 최저보증이율을 제공하고 있어 금리면에서도 타금융권 상품에 비해 경쟁력이 있다.
1인당 2억원까지 비과세되는 즉시연금도 세테크가 가능한 보험상품이다. 즉시연금은 계약별 계약이기 때문에 부부가 2억원씩 가입할 수 있다. 종신형연금도 계약자와 피보험자, 수익자를 잘 지정하고 기대여명 이내로 보증기간을 설정하면 상속세 부담을 덜 수 있다. 전문가들은 차명거래금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 확대 등의 조치에서 보듯 세제혜택은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큰 만큼 미리 비과세 상품에 가입할 것을 권유한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게 보험의 장점
보험상품에 가입할 때는 투자 성향에 따라 크게 두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약정된 이율만큼 돌려받는 공시이율 상품과 투자 성과에 따른 실적배당을 해주는 변액상품이 선택 대상이다. 공시이율은 저금리 탓에 하락 추세다. 하지만 안전한 투자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제시수익률이 좀 낮더라도 공시이율 상품을 활용해 복리효과를 노리는 것을 고려해 볼 만하다. 공시이율형 저축보험의 금리하락 리스크는 최저금리 보증 상품을 이용해 보완할 수 있다. 장기간 운영되는 보험상품은 회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시중금리가 아무리 하락하더라도 기간별로 1.5~2.5%의 최저금리를 보증하고 있다.
변액상품은 투자 성과에 따른 실적배당형이라 손실의 위험이 상존한다. 주가가 오를 때는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斂“?떨어질 때는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는 식이다. 10년 이상 유지하면 보험 차익에 대해 한도 없이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투자형 상품인 변액보험은 7~10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일반 펀드 상품에 비해 비용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유리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물론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보니 시중금리를 쫓아가는 공시이율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수익률을 추구할 수 있지만 상황이 나빠지면 손해볼 수도 있다. 변액보험은 국내외 주식형, 혼합형, 채권형 등 다양한 펀드 간 이동 기능을 통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다. 최근 들어선 변액보험에 다양한 기능이 추가돼 가입자들이 각자의 재정 상황과 자금 활용 목적에 맞춰 자금을 운용할 수 있다. 또 연금 개시 시점까지 유지하면 손실을 보더라도 원금이 보장되는 경우도 있다.
자산가들이라면 장기적 안목에서 종신보험에 투자해 노후나 사망 이후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상속세 및 증여세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도 종신보험에 숨어 있다. 상속 자산은 과세표준 기준으로 30억원 이상이면 절반을 상속세로 납부해야 한다. 다른 세금에 비해 세율이 높고 누진세율이 적용돼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종신보험은 사망보장과 함께 연금으로 전환 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보험사 관계자는 “종신보험은 나이가 많을수록 보험료가 비싸지고 가입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어 50대에는 가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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