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가격·편의성 내세워…"국내 OTT 시장 확대 이끌 것"
[ 최유리 기자 ] # 습관적으로 TV를 켜놓지만 시선은 다른 곳을 향할 때가 많다. 한 쪽 벽면을 가득 채운 TV 앞에서도 손바닥만한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면서다. TV에 나온 맛집을 검색하거나 배우의 연기에 대해 친구와 톡을 나누기도 한다. 심지어 TV를 켜놓은 채 스마트폰으로 다른 영상을 보는 경우도 있다.
모든 생활의 중심이 모바일로 재편되면서 심심찮게 보게 된 광경이다.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들이 인터넷망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보여주는 OTT(Over the Top) 서비스가 안방 극장을 노리게 된 배경이다.
구글이 지난해 미디어 스트리밍 기기 '크롬캐스트'를 통해 국내 시장을 두드린 것도 같은 맥락이다. 콘텐츠의 허브가 된 모바일과 영상에 최적화된 TV를 물 흐르듯 연결시킨 것.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USB처럼 생긴 크롬캐스트를 TV에 꽂고 와이파이와 연결하면 된다. 크롬캐스트를 지원하는 어플리케이션(앱)을 실행한 후 '캐스트' 버튼을 누르면 TV에 해당 콘텐츠가 재생된다. 유튜브, 구글플레이 ズ?등 구글 자체 서비스와 CJ헬로비전의 '티빙', SK플래닛의 '호핀' 등을 볼 수 있다.
간편하게 TV와 모바일을 오가기 때문에 이용자는 끊김없이 영상을 즐길 수 있다. 외출 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보다 귀가 후 TV로 끊긴 부분부터 이어보는 방식이다. 노래방에서 다음에 부를 노래를 미리 예약하듯 이어 볼 콘텐츠를 추가해 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다. 음량 조절, 재생·멈춤 등 리모컨의 역할은 스마트폰이 맡는다.
스마트폰이 리모컨을 대신하지만 TV 재생화면의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TV 영상을 틀어놓고 스마트폰으로 검색이나 통화 등 멀티태스킹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크롬캐스트가 미러링이 아닌 클라우드 방식을 사용한 덕이다. 스마트폰 화면을 거울에 비친 듯 그대로 재생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우드를 통해 내려받은 영상을 모니터에 재생한다는 설명이다.
김현유 구글 아시아태평양 크롬캐스트 상무는 "클라우드 방식을 통해 스마트폰이 세컨드 스크린 역할을 지속할 수 있다"며 "스마트폰의 데이터나 배터리를 소모하지 않는다는 점도 클라우드 방식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와이파이에 연결돼 있으면 서로 다른 기기가 크롬캐스트를 조작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았다. 가족과 모바일 게임을 할 경우 각자의 스마트폰으로 조작하면서 TV화면으로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유용한 기능이다.
평범한 TV를 스마트TV로 거듭나게 하는 크롬캐스트 가격은 4만9900원. 대중적인 가격을 무기로 국내 OTT 시장에 파고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해 크롬캐스트의 전 세계 판매량은 1000만대를 돌파했다.
김 상무는 "미국은 넷플릭스를 필두로 OTT 시장이 본격 성장하고 있다"며 "국내는 시장을 막 키우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크롬캐스트가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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