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락에 중국 공급과잉까지…정유 3사 '적자 늪'

입력 2015-02-05 21:22   수정 2015-02-06 16:20

산업 리포트 - 정유·석유화학

유가 떨어지며 마진 축소…SK이노, 37년 만에 적자
LG화학·롯데케미칼 등 유화업체도 부진 지속
對中 수출 큰폭으로 줄어…주력산업 위상에 치명타



[ 박영태 기자 ] 유가 급락과 중국의 공격적인 증설로 인한 글로벌 공급과잉 후폭풍으로 정유·석유화학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사들의 지난해 영업적자 규모가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30여년 만의 무더기 적자다. 올해 전망도 어둡다. 유가 급락이 주춤해졌지만 글로벌 공급과잉이 여전히 정유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석유화학산업도 암울하긴 마찬가지다. 세계 석유화학제품의 블랙홀이던 중국이 정부 주도의 산업 육성에 힘입어 석유화학제품 자급률을 높인 탓에 대(對)중국 수출이 직격탄을 맞고 있어서다. 임지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술 장벽이 없는 범용 석유화학제품으로는 더 이상 중국과 경쟁할 수 없게 됐다”며 “산업구조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유일한 생존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실적 ‘뚝’, 수출산업 위상도 ‘흔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매출 65조8756억원과 영업적자 2241억원을 기록했다고 5일 공시했다. SK가 1980년 인수한 이후 첫 적자(연간 기준)다. 에쓰오일도 지난해 2589억원의 영업적자로, 34년 만에 적자 결산을 하게 됐다. 지난해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이 65% 떨어지는 등 유가 급락으로 재고평가손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다 정유사의 수익 잣대인 정제마진이 악화된 탓이다.

단순 정제마진(원유를 1차 정제했을 때 얻는 이익)은 2011년 배럴당 3.65달러에서 지난해 -0.01달러로 추락했다. 공장을 가동할수록 적자를 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업체들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7~8%를 웃돌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엔 2~5%로 뚝 떨어졌다. 합성섬유 원료인 테레프탈산(TPA)을 만드는 삼성종합화학 삼남석유화학 등은 3년째 적자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의 스티렌 모노머 공장, 카프로의 카프로락탐 공장 등은 가동을 아예 멈췄거나 일부만 가동되고 있다. 중국 제품에 경쟁력을 잃은 탓이다.

○‘규모’ 앞세운 중국 역습에 발목

올해 정유·석유화학산업의 최대 변수는 ‘중국’이다. 수년째 압도적인 설비 신증설 행진으로 글로벌 석유화학제품 공급과잉을 보이는 등 출혈경쟁을 초래해서다. 규모에서 밀리는 한국산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중국의 원유 정제능력은 하루 1300만배럴로 한국의 4.5배다. 세계 정제능력의 14%를 차지한다. 게다가 시노펙 등 중국 국영석유회사들은 2017년까지 320만배럴의 설비 증설을 추진 중이어서 격차는 더 벌어지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지난해부터 석유제품 순수출국으로 변신,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제마진 회복도 회의적이다. 중국뿐 아니라 인도 중동 등에서도 원유 정제시설 증설 경쟁이 불붙고 있어서다. 백영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지만 전반적인 공급과잉 현상이 해소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석유화학산업도 수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중국의 자급률이 2012년 70.7%에서 지난해 78.5%로 높아지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TPA 카프로락탐 등은 중국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로 자급률이 100%에 육박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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