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재연 기자 ]
2·8 전당대회 이후 출범하는 새정치민주연합 새 지도부가 첫 일정인 국립서울현충원 방문에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느냐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새정치연합뿐만 아니라 그 전신이었던 민주당 대표들은 당선 직후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만 방문해 ‘반쪽 참배’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박 전 대통령 묘역 참배 가능성이 대두된 배경에는 문희상 새정치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이 있다. 문 위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내가 차기 대선 후보고 다음 세대라면 (이·박 전 대통령 묘역에) 간다. 통합의 정신으로 모두 다 용서했다는 의미에서 참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측근들에게도 “나는 아직 용기가 없지만 이런 것은 우리 세대가 끝내야 한다”며 “누가 당 대표가 되든 참배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대표 후보들에게도 물밑에서 이 같은 뜻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문 위원장은 신년 현충원 참배 당시 김 전 대통령 묘역만 참배하고 이·박 전 대통령 묘역은 참배하지 않았다. 당시 “아직 용기가 없다”고 표현했던 문 위원장은 “나는 그 시대를 몸으로 체화하며 거친 세대다. 대학시절 학생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나는 모든 (공직의) 길이 막혀서 1979년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낭인으로 허송세월을 했다”며 “참배를 간다는 것은 (나의) 인간적인 전반기를 뭉갤 각오를 하고 가는 거라 간단히 갈 수가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이·박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해서는 안 된다는 당내 반발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 후보 중 박지원 후보 측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뜻을 나타냈지만 문재인·이인영 후보 측은 “지도부와 상의해서 결정할 문제”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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