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늦겨울에는 입술에 피딱지가 앉은 '좀비 페이스' 여기자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춥고 건조한 날씨에 연이은 마감과 송년회, 신년회가 거든 결과다. 반가운 이들과 술 몇 잔 기울이고 나면 입술과 손끝부터 바짝 마른다. 각질이 일어 뻣뻣한 입술을 조급한 마음에 잘못 뜯기라도 하면 유혈사태가 일어나기 십상이다.
8일 '언니 믿지'에선 추운 겨울 촉촉한 입술과 마음을 위해 네 명의 여기자가 신제품 립밤 트리오를 시험해 봤다. 사용한 제품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더페이스샵의 립틴트스틱, 그라함스의 내츄럴 오가닉 립밤, 닥터자르트의 세라마이딘 립페어 등 세 가지다.
여기자들은 멀티제품인 더페이스샵의 립틴트스틱에 대해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 별점 평균(5개 만점 기준)은 별 네 개에 가까운 세 개 반 가량(3.75개)으로 집계됐다.
이 제품은 립틴트스틱이지만 보습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립밤 역할도 한다. 자외선 차단기능(SPF 13)도 갖췄다.
출시된 세 가지 색상 중 여기자들이 사용한 것은 1호인 청순핑크. 달짝지근한 딸기향이 돌지만 향이 강한 편은 아니다. 바른 후 체온에 반응해 입술이 점차 핑크색으로 물든다.
입술색이 진한 편인 경우 별도의 립글로스를 바르지 않아도 될 정도의 발색이다. 바르면 부드럽게 녹아들어 입술 주름이나 각질에 끼거나 얼룩이 지지 않는 편이었다. 립밤과 립스틱 등 여러가지 제품을 사용하기 싫어하는 '귀차니스트'에게 권할 만한 제품.
잘 트고 갈라지는 입술이 고민인 권민경 기자는 "발림감이 아주 좋고 피부자극도 없었다"며 별점 네 개를 쾌척했다.
보습력이 가장 우수하지는 않았지만 립밤과 틴트 겸용제품임을 감안하면 평균 이상의 보습력과 발색 효과를 갖췄다는 평가다.
박희진 기자는 가격이 비싼 립틴트밤 제품들과도 견줄만하다고 호평했다.
그는 "평소 애용하는 크리스찬 디올 어딕트 립글로우보다는 제품 케이스 디자인, 보습력에서 다소 밀리지만 자연스러운 핑크빛 발색은 뒤지지 않는다"면서 "가격이 훨씬 저렴해 건조한 겨울만 제외하면 재구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기농 화장품 브랜드 그라함스의 내츄럴 오가닉 립밤이 총점에서 두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평점으로 더페이스샵 제품에 살짝 못 미쳤지만 세 개 반을 넘겼다.
그라함스 제품은 유기농 해바라기씨 오일, 비즈왁스, 코코넛오일 등을 함유한 밤이다. 가격이 1만5000원으로 세 제품 중 가장 비쌌지만 보습 지속력이 가장 좋은 제품으로 꼽혔다.
입술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 강지연 기자는 "촉촉한 감촉이 3시간 가량 지속됐다"며 별점 네 개 반을 줬다. 사용 제품 중 가장 보습력이 좋고 립밤의 본기능에 충실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조금만 발라도 효과를 볼 수 있는 제품이란 평가도 나왔다.
박 기자는 "기존에 쓴 제품 중 보습력이 뛰어난 립밤은 입술 위에서 미끈거리는 느낌이 강하게 남았는데 이 제품은 끈적임이나 미끈거림이 거의 없었다"며 "립밤을 바르고 바로 틴트를 발라도 겉돌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설명했다.
향과 빈약한 패키지는 단점으로 꼽혔다. 바르자마자 금방 날아가는 향이 아쉬웠고, 식용기름을 입술에 바른 듯한 잔향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가격이 가장 비쌌지만 패키지는 고급스럽지 않아 매장에서 실제로 구매했을 지는 모르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권 기자는 "제형이 물러 뚜껑을 여닫을 때 제품이 뭉개졌고 끼기도 했다"면서 "세 제품 중 가장 저렴해 보이는 용기"라고 평했다.
닥터자르트의 세라마이딘 립페어는 별점 평균 두 개 반 가량을 얻었다.
무향 제품이고 제형이 세 가지 중 가장 단단했지만 자극이 없는 점은 장점으로 꼽혔다. 바르자마자 흡수되는 느낌이 들어 민감한 피부의 소유자도 자주 바르기 부담스럽지 않았다는 평가다. 그러나 보습 지속력이 아쉬웠다.
권 기자는 "평소 닥터자르트 제품을 즐겨쓰지만 세라마이딘 립페어는 보습력이 부족해 실망스럽다"고 잘라말했다. 박 기자도 "사용감을 논하기 어려울 만큼 바른 듯 안 바른듯 한 느낌"이라며 "립밤이라면 느낌이 무겁더라도 조금 더 촉촉해야하지 않냐"며 볼멘소리를 했다.
패키지에 대해선 깔끔하지만 다소 사이즈가 크다는 지적이 많았다. 깔끔한 패키지가 시각적으로는 예뻤지만 파우치 안에서 부피를 과하게 차지한 탓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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