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주 기자 ]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에트로가 이탈리아 전통 요리와 만났다. 에트로 남성복의 올 봄·여름(S/S) 컬렉션 주제는 ‘We are what we eat’이다. 오는 5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릴 ‘2015 밀라노 엑스포’를 기념, 요리를 주제로 한 컬렉션을 최근 발표했다. 밀라노 엑스포는 ‘인류의 식량’이란 주제 아래 145개국이 참여하며 2000만명이 관람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형 행사다.
에트로는 이탈리아 요리인 스파게티, 라자냐, 리조토와 이 요리들에 주로 쓰이는 갑각류, 토마토 소스 등을 제품 전면에 배치했다. 파스타가 춤을 추는 듯한 문양을 상하의 전면에 배치한 뒤 토마토 소스를 부은 것처럼 수를 놓았다. 초현실주의 화가의 그림처럼 소용돌이 치는 접시를 셔츠 전체에 프린팅하기도 했다.
조개 등 거대한 갑각류 문양으로 만든 제품도 있다. 테이블보, 냅킨 등 주방용 소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체크 무늬와 줄무늬를 정장 전면에 프린팅하기도 했다. 문양 중에서는 ‘크램 스파게티 프린트’가 가장 눈길을 끌었다. 에트로는 오버사이즈 실크 보머 재킷에 새긴 이 문양으로 여유로우면서도 강렬한 이탈리아 남성상을 제시했다. 16세기 초현실주의 화가 주세페 아르침볼도의 채소 정물화도 디자인에 반영했다. 아르침볼도는 사물을 조합해 사람의 얼굴처럼 보이게 하는 정교한 정물화로 유명하다.
색상 면에서도 노랑, 분홍, 터키색 등 남성복에서 자주 보기 어려운 밝은 색을 집중적으로 활용했다. 블랙 앤드 화이트, 핑크 앤드 화이트 등 색상 대비도 다채롭다. 디자인과 색상은 강렬했지만 재단은 꼼꼼하기로 유명한 에트로만의 장인 정신에 입각했다.
소재 면에서는 대나무, 마, 쐐기풀, 우유 등에서 얻은 독특한 원단으로 만든 화이트 재킷 등이 눈길을 끌었다. 마와 가죽 소재로 만든 모카신, 코르크와 마 등으로 만든 정장화 등도 돋보였다.
창업자 짐머 에트로의 아들이자 남성복 디자이너인 킨 에트로는 “채소 농장에서의 패션쇼, 집에서 천연 원료로 염색한 셔츠 등 항상 패션과 요리를 어떻게 하면 잘 연결할지 고민했다”며 “이탈리아 슬로푸드협회와 함께 아프리카에 있는 1000여개 채소 농장을 후원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선주 기자 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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