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주력이 된 80년대 학번

입력 2015-02-09 20:38   수정 2015-02-10 06:25

김병호 '60년대생·80년대 학번' 은행장 첫 탄생
보수적 보험권에도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내정
정찬우·서태종 등 금융당국서도 핵심 역할

"민주화 운동·외환위기·IT 버블 등 다양한 경험
금융계에 새로운 바람 몰고 올 것"



[ 백광엽 / 고경봉 / 김유미 기자 ]
금융권에 ‘1960년대생·80년대 학번’ 최고경영자(CEO) 시대가 열리고 있다. 하나은행장으로 9일 선임된 김병호 행장은 1961년생으로 80학번이다. ‘1960년대생·80년대 학번’ 은행장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60대 사장이 적잖은 보험업계에서도 얼마 전 82학번 사장이 나왔다. 주인공은 김용범 메리츠화재 사장 내정자다. 김 내정자는 다음달 주총에서 사장으로 선임된다. 증권가에선 이미 80년대 학번이 CEO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1960년대생·80년대 학번은 권위주의 정부 시절 기존 질서에 저항하면서 대학생활을 한 데다, 외환위기와 정보기술(IT) 버블 등을 겪은 세대여서 금융계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첫 은행장·첫 보험사 CEO 속속 등장

은행은 금융권에서도 보수적인 곳이다. 연공서열식 승진 관행이 아직도 남아 있다. 주인이 없다보니 큰 과실만 없으면 정년까지 다닐 수 있다. 그러다보니 은행장들의 나이는 60세에 가깝다. 부행장들도 대부분 57~58세(1957~58년생)다. 은행 부행장 중 1960년대생·80년대 학번은 박정림 국민은행 부행장(1963년생·82학번)과 송종욱 광주은행 부행장(1962년생·81학번) 정도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김병호 행장의 선임이 세대교체 바람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위기감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80년대 학번의 부상은 어려운 금융업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한 금융회사 CEO는 “이자수익에만 의존해온 은행의 경영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위기감에 새로운 전략과 아이디어를 찾다보니 80년대 학번들이 주목받는 것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보험업계에도 80년대 학번 CEO 등장이 예고돼 있다. 메리츠화재 김용범 사장 내정자가 주인공이다. 삼성그룹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김 내정자는 2011년 메리츠종금증권에 합류한 지 3년도 안 돼 회사의 시가총액을 세 배로 불린 실력을 인정받았다. 메리츠금융지주 사장을 겸임한 데 이어 다음달부터는 메리츠화재 사장을 맡게 된다.

증권가에선 80년대 학번이 이미 다수다. 홍성국 KDB대우증권 사장(82학번), 서명석 유안타증권 사장(80학번), 변재상·조웅기 미래에셋증권 사장(각 82학번),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80학번), 구성훈 삼성자산운용대표(80학번), 박건영 브레인자산운용 대표(86학번) 등 자본시장을 이끌어가는 리더 상당수가 80년대 학번이다.

○합리성 앞세운 창조적 파괴에 주목

80년대 학번의 약진은 금융당국에서도 목격된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서태종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각각 82학번과 81학번이다. 한국은행 서영경 부총재보와 함준호 금융통화위원도 나란히 82학번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젊은 피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이들이 중용된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컴퓨터에 익숙한 첫 세대로 핀테크(금융+기술) 시대에 적합한 리더십이란 기대도 나온다. 김용범 내정자는 “직원들에게 어제 어떻게 했는지, 지금 남들이 무얼 하고 있는지는 관심 갖지 말고 뭐가 합리적인지를 유일한 기준으로 삼고 일하라고 강조한다”고 말했다.

80년대 학번은 의외로 산전수전 다 겪은 세대이기도 하다. 변재상 사장은 “외환위기와 벤처 붐 및 벤처 버블,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실무자로 가장 가까이에서 겪으며 파생상품 등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본 경험을 쌓은 것이 80년대 학번의 장점”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부상을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온다. 박정림 부행장은 “은행업은 여러 산업을 아울러야 하는 만큼 경험과 연륜이 특히 중요하다”며 “너무 빠른 변화는 조직 역량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백광엽/고경봉/김유미 기자 kecor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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