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매혹적인 글은 첫 문장부터 다르다

입력 2015-02-12 20:40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

리사 크론 지음 / 문지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384쪽 / 1만6800원



[ 김인선 기자 ] 같은 내용을 담은 책 두 권이 있다. 첫 번째 책은 ‘2006년 10월, 허리케인으로 인한 홍수로 6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로 시작한다. 두 번째 책의 첫 문장은 ‘“걱정하지마. 내가 여기 있잖니. 널 보내지 않을 거야.” 폭풍전야 같은 고요 속, 엄마 품에서 아이는 잠시 마음을 놓는다’다. 당신이라면 둘 중 어떤 책을 골라 읽겠는가.

끌리는 이야기는 어떻게 쓰는가는 뇌과학 연구 성과를 응용해 독자를 사로잡는 스토리텔링 기법 12가지를 알려준다. 출판사 문학 편집자 출신인 저자는 영화사 워너브러더스에서 시나리오 각색을 돕는 스토리 컨설턴트로 일했고, 현재는 UCLA 창작 프로그램에서 스토리텔링을 가르치고 있다.

매혹적인 글은 첫 문장부터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려준다. 저자는 “나중에 일어날 갈등을 위해 무대를 세팅하는 데 그치지 말고 독자들이 결과를 궁금해할 만한 사건에서 바로 시작하라”고 조언한다. 인간은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이야기의 형태로 사고하기 때문이다.

모든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인과관계의 궤적을 따라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도미노의 첫 번째 조각을 건드리면 모든 조각이 질서정연하게 넘어지듯 이전 장면에서 만들어진 ‘결정’이 다음 장면을 넘어뜨려야 한다.

주인공은 이야기 속에서 반드시 고통을 겪어야 한다. 주인공이 플롯 속에서 계속 위기에 맞서게 만들어야 하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결과적으로 일을 망치게 해야 한다. 저자는 “인간의 뇌는 꼭 해야 하는 일이 아니면 하지 않게 진화해 왔다”며 “우리의 두뇌가 현실 세계를 멈춘 채 허구의 이야기에 빠져들도록 허락한 이유는 이야기가 미래에 닥칠 어려운 일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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