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감자 추가구매 계약…해태도 "국산 수매 늘릴 것"
올 감자값 작년보다 62%↑…지난 3년 폭락 시름 덜어
[ 박준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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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감자 농가는 최근 3년간 큰 시름을 앓았다. 매년 감자 농사가 잘 돼 출하량은 늘었지만 가격이 폭락해 벌이가 흉년만도 못한 ‘풍년의 역설’에 시달렸다.
그러나 올 들어선 감자 농민들이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그 배경에는 제과업체의 ‘허니칩’ 전쟁이 있다.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이 촉발한 ‘달콤한 감자칩’ 경쟁에 농심 등이 가세하면서 감자값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농심은 최근 전국 20여곳 감자 생산 농가 및 조합과 감자 추가 구매 계약을 맺었다. 농심은 그동안 한 해 2만t 안팎의 수미감자를 국내 농가로부터 사들였지만, 올해는 2만6000t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더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수미감자는 국산 감자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감자 품종이다.
실제로 수미감자 가격은 지난해 말 2만~2만1000원 수준에 머물다가 올초 2만3000원대로 올라선 뒤 12일엔 2만8600원으로 뛰었다. 작년 3월 둘째주에 비해 1만1000원(62.5%) 올랐다. 감자 농민들이 재배량을 줄인 데다 농심과 같은 제과업체들의 추가 구매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농심이 감자를 추가로 사들인 것은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큰 인기를 끌고 있어서다. 지난해 12월 나온 이 제품은 출시 두 달 만에 700만개가 팔려 16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통상 한 달에 20억원어치만 팔려도 성공작으로 평가받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박’을 친 것이다.
농심 관계자는 “아산공장의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으나 각 유통업체가 원하는 물량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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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칩의 원조인 허니버터칩을 만드는 해태제과도 같은 상황이다. 지난해 11월부터 3개월 연속 생산량 전량이 판매됐다. 지금도 대부분의 편의점에선 제품을 갖다 놓기 무섭게 팔려 여전히 ‘허니버터칩 없음’이란 안내문이 붙어 있다. 한 달 매출은 75억원 수준으로 농심과 치열한 매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새롭게 내놓은 유사제품 ‘자가비 허니 마일드’도 한 달 동안 35억원어치가 팔리는 등 허니 열풍이 지속되고 있다.
해태제과는 현재 허니버터칩의 원재료로 미국산을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 농가가 출하를 시작하는 5~6월께는 국산 감자도 수매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농가가 감자를 내놓는 5~6월부터 10~11월까지는 국내산 감자를 쓰고 그 외 기간엔 외국산 감자를 쓴다”며 “지금과 같은 열풍이 이어진다면 국산 감자 구매량도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해태제과의 모기업인 크라운제과, 롯데제과, 오리온 등 제과업체와 CU, 홈플러스 등 유통업체들도 허니칩 형태의 감자칩을 잇따라 내놔 감자값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다만 국산 감자값이 뛰면 각 가정이나 음식점, 학교, 병원 등에선 감자 구매비용을 더 많이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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