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단측 2000년 이후 14년 수익률 '세계 최고' 항변
최근 3년,5년 수익률은 최하위 면치 못해
이 기사는 02월11일(05:0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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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이 지난 29일 복지부 출입 기자단과 함께 신년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상당히 공들여 준비한 듯 간담회가 끝나고 공단 언론홍보부는 보도자료도 배포했습니다. 주제는 한 가지였습니다. 국민연금의 장기 기금운용 수익률이 전세계 주요 연기금과 비교해 ‘1등’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최근까지 국회 및 주요 언론 보도에서 국민연금 수익률이 해외 연기금 과 비교해 ‘꼴찌’라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자 이에 대한 해명 및 항변을 위해 자리를 마련한 듯 합니다. 사실 통계라는 것이 기간을 언제로 잡느냐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국민연금공단측은 2000년부터 2013년까지 장기 수익률을 계산했습니다. 이렇게 할 경우 국민연금의 수익률 평균은 6.33%로 일본 GPIF(1.61%)을 비롯해 선진화된 운용 시스템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캐나다 CPPIB(5.22%)를 앞서는 것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금융 위기 직후인 2009년부터 통계 시점을 잡으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국민연금 수익률은 7%로 일본 GPIF(5.7%)을 앞서긴 하지만 캐나다 CPPIB(12%), 네덜란 드 ABP(11.8%)에 크게 뒤집니다. 2011~2013년으로 3년치 통계를 내면 국민연금은 GPIF에도 뒤지는 ‘꼴찌’로 나옵 니다.
최 이사장을 비롯해 국민연금은 2000~2013년이라는 장기 시계열에서 수익률이 가장 높았을 뿐만 아니라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경우도 단 2번으로 3회 이상을 낸 다른 연기금에 비해 기금 운영 측면에서 가장 안정적이라고 강조합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평생에 걸쳐 보험료를 납부하고 노후에 연금을 받는 국민연금의 특성상 안정적으로 장기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설명엔 ‘함정’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10년 이상 장기 수익률 분석도 중요하지만 3년, 5년 등 중단기 수익률도 장기 수익률 만큼 중요하다는 겁니다. 국민연금의 장기 수익률이 좋은 이유는 2008년 금융위기 때 -0.2%로 선방한 것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캐나다, 노르웨이, 스웨덴, 미국의 주요 연기금들이 -2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 지를 곰곰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국민연금의 국내 투자 비중이 80%에 달할 정도로 해외 노출도가 크지 않았던 것이 2008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지 않은 배경이라는 겁니다. 당시만해도 삼성전자, 현대차 등의 글로벌 수출이 절정에 달하면서 국내 주식 수익률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이같은 국내 시장에 편중된 포트폴리오가 향후 10년 후에도 효력을 발휘할 지는 의문입니다. 한국 경제의 성장률이 3% 밑으로 떨어지는 등 갈수록 활력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3년 평균 수익률에서 국민연금이 맥을 못추는 이유입니다.
다음달 27일 국민연금의 첫번째 기금운용위원회가 열립니다.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수익률입니다. 대체투자에 대한 공정가치 평가가 남아 있어 아직 정확한 수익률은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주식과 채권 수익률만 따져보면 4%를 갓 넘긴 수준이라고 합니다. 대체투자 비중이 전체 자산의 9% 가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결국 2014년 수익률이 5%를 넘길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추론입니다. 과거 수익률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향후 중장기 수익률을 개선하는 것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이 뚜렷한 방향을 가지고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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