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인사만 3번째…짐 싸고 방 못 빼는 정홍원 총리

입력 2015-02-14 00:55  


정홍원 총리 패러디도 봇물

수월할 것으로 예상 됐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이 각종 의혹으로 난관에 부딪히면서 정홍원 총리의 재임기간도 연장되고 있다.

정홍원 총리는 이미 지난 10일 국무회의에 장관들에게 "앞으로 내각은 신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혼연일체가 되어 대통령님을 잘 보좌해야 하겠다"라며 마지막 당부까지 전했지만 일각에선 다시 '뜻하지 않게' 유임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이완구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가 오는 16일로 미뤄진 데다 여론조사를 제안했을 정도로 야당의 반대가 심하기 때문이다.

정홍원 총리는 후임으로 지명됐던 안대희 후보자와 문창극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유임된 이후 예상치 못하게 최장수 총리의 반열을 향해 가고있다. 직선제 이후 최장 총리는 전임인 김황식 총리로, 2년 148일을 총리로 재직했다. 정홍원 총리는 2년에서 12일이 빠진다. 역대 2, 3위인 이한동·강영훈 전 총리와 불과 20여일 차.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총리의 블랙홀' 등 각종 패러디를 쏟아내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패러디한 '국무총리의 시간 2013~65535', '총리 오브 투모로우', '총리의 제왕' 등 재치 넘치는 패러디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특히 영화 패러디에는 '강제 상영중'이란 문구가 빠지 않아서 정홍원 총리가 의사와 상관 없이 총리직은 유지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동시에 총리로 지명됐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의 낙마 이후 총리직에 오른 정홍원 총리가 말 그대로 '불멸의 총리'가 됐다는 게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또한 씁쓸한 현실이기도 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총리실도 어수선한 분위기다. 총리실의 한 간부는 12일 "정홍원 총리는 아무래도 빨리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이라며 "많이 답답해하신다"고 밝혔다.

당시 정홍원 총리는 이완구 후보자가 임명될 것으로 예상하고 총리공관과 집무실의 개인 물품을 다 빼놓았던 상태.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급한 현안은 제외한 채 일상적인 업무만 할 수밖에 없다. 이날 이후로는 공식 일정도 잡지 않은 만큼 결국 어정쩡한 연장근무는 한동안 계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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