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써 지난해 중국 영화 '백일염화'에 이어 두 해 연속 아시아권 영화가 최고 타이틀을 차지했다.
또 한국영화로서 단편부문에서 경쟁한 나영길 감독의 '호산나'가 단편 황금곰상의 영예를 안았다.
대런 아로노프스키 심사위원장은 "파나히 감독은 예술혼을 잃지않고 분노와 좌절감에 휩싸이지도 않은 채 영화에 보내는 연예편지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이런 심사평은 2010년 이란 정부로부터 반체제 인사로 분류돼 20년간 영화 제작을 금지당했음에도 계속 창작의 자유를 들어 영화를 만들고 있는 파나히 감독의 실존적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블랙 스완(2011) 등을 연출한 유명 감독이기도 한 아로노프스키 위원장은 "파나히의 영화는 그의 예술, 공동체, 조국, 관객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하다"고도 덧붙였다.
이번 수상작 '택시'는 파나히 감독이 스스로 노란색 택시를 몰고 다니며 테헤란의 다양한 승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일상을 담았다.
택시 요금 계기판에 모바일 카메라를 달고 영화를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히 감독은 현재 출금금지 상태이기 때문에 이번 영화제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를 대신해 상을 받은 감독의 여조카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감동적이다"라며 울음을 터뜨렸다.
파나히 감독은 2000년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받고, 2006년과 2013년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영화제에서 이미 명성을 얻었다.
단편 황금곰상을 받은 '호산나'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작품으로, 33세의 나 감독이 아프거나 다친 마을 사람들을 치유하고 죽은 자들을 되살리는 소년을 주인공으로 삼아 연출한 작품이다.
상처가 낫거나 되살아난 사람들은 되풀이되는 삶의 번뇌에 고통스러워하면서 소년에게 저주와 욕설을 퍼붓지만, 소년은 말없이 이들을 계속 치유하고 살려낸다는 25분 분량 스토리다.
나 감독은 앞서 "소년의 모습을 통해 삶과 죽음, 그리고 구원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나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끝없는 절망으로의 추락, 그러나 그 속에서도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을 담아내고 싶었다는 취지를 강조했다.
한국영화의 단편 황금곰상 획득은 2011년 61회때 박찬욱, 박찬경 감독의 '파란만장'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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