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돌파] 사업 접고 이민갔다가 재도전…글로벌 소독장비 강자로 우뚝

입력 2015-02-16 21:38  

최영신 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 사장

車부품업체 경영난에 가족과 뉴질랜드 떠나
현지서 '香마케팅'에 관심…귀국해 문화재소독장비 개발
日·오만·말레이시아 수출…"친환경 소독장비 수요 급증"



[ 김낙훈 기자 ] 최영신 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 사장은 1994년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행 비행기에 올랐다. 1987년부터 남동산업단지에서 자동차 부품 관련 업체를 경영했지만 1990년대 들어 인건비 부담 급증과 인력난 등으로 경영 여건이 악화되자 사업을 접고 뉴질랜드 이민을 결심했다. 양들이 노닐고 푸른 잔디로 뒤덮인 뉴질랜드는 지상천국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기업인이었다. 그곳에서 ‘향기 마케팅’에 눈을 떴다. 천연향기로 매장 분위기를 바꿔 매출 확대를 돕는 비즈니스다. 국화 장미 라벤더 등 갖가지 향기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 새로운 사업에 승부를 걸어보자는 생각에 한국에 돌아와 1995년부터 향기사업을 시작했다. 서울 대림동 오피스텔 한 칸을 얻어 창업했다.

당시 사명은 씨엔씨코포레이션. 컴퓨터 프로그래밍된 자동분사기에 다양한 종류의 향기와 에어로졸 캔을 공급해주는 사업이었다. 향기 원액은 뉴질랜드 등에서 수입했다.

사업 초창기엔 순항했다. 하지만 1997년 말 외환위기로 큰 좌절을 겪었다. 경쟁 격화와 환율 급등으로 어려움에 빠졌다. 이를 계기로 식물성 정유(essential oil) 국산화에 나섰다. 국내산 나무를 이용한 삼림욕향을 개발했다.

그는 사업을 하면서 늘 새로운 것을 생각했다. 앞으로 어떤 제품이 유망할 것인지를 고민했다. 1999년 연구소를 설립하고 식물성 정유를 이용한 살균 및 살충 향기 개발에 나서면서 다양한 향기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이 중 하나가 식물성분을 활용한 고문서 소독장비다. 친환경 식물성 약제를 쓰면 승산이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프로젝트는 간단하지 않았다. 소독을 위한 식물을 찾아내는 것도 쉽지 않았고 갖가지 해충 피해를 예방하는 메커니즘을 찾아내 이를 정교하게 다듬는 작업도 쉽지 않았다.

그는 대학 및 연구소와 손을 잡았다. 2000년대 초 한국기계연구원, 충남대 농업과학연구소와 공동으로 ‘친환경 서고 및 문화재 소독장비’를 개발했다. 이 설비는 세균 곰팡이 해충으로부터 고문서나 문화재 유물 등의 피해를 예방하는 장비다.

대전을 수없이 오가며 서적이나 문화재에 해로운 균을 일일이 배양해 식물성분으로 살균하거나 억제하는 메커니즘을 공동으로 연구했다. 수년간의 연구 끝에 장비가 완성됐고 틈틈이 이를 개량하고 있다. 국내엔 지난 10여년 동안 국가기록원 국회도서관 법원기록보존소 명동성당 연세대도서관 등 20여곳에 설치했다. 국내 납품 경험을 발판으로 해외시장 개척을 시작했다.

바이오미스트는 이제 소독장비 분야에서 강소기업으로 떠올랐다. 서울 목동에 있는 이 회사 직원은 17명에 柰墟舊嗤?최 사장이 해외 출장을 가면 현지 공무원들이 영접할 정도로 대우를 받고 있다. 최근 오만에 이 장비를 수출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만 국가기록원은 국가기록물위원회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진 친환경 소독장비를 도입하기로 하자 2년간 각국의 소독장비를 조사한 뒤 바이오미스트 장비를 최종 선정했다.

최 사장은 “오만 국가기록원 관계자들은 우리 장비가 인체나 환경에 해가 없고 소독효과가 좋은 것을 검증한 뒤 선택했다”며 “우리를 ‘문화 수출기업인’으로 대접해줬다”고 말했다.

이 회사 장비는 기계장비 분야에서 자존심이 강한 일본과 말레이시아에도 수출됐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소독장비에 대한 전기안전규격(CE인증)을 받고 리투아니아에 선적했다. 최 사장은 “갈수록 환경 규제가 심해지면서 친환경 소독장비 수요가 늘고 있어 수출 전망은 밝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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