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종태 기자 ] 청와대는 17일 4개 부처 장관(급)을 교체하는 소폭 개각을 발표했지만 직전까지도 개각 대상을 놓고 예측이 엇갈리는 등 혼선을 거듭했다. 내정된 장관 후보자들은 발표 직전에야 통보를 받았고, 교체된 장관들은 자신의 거취도 정확히 모른 채 이날 오전 11시 박근혜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애초 이번 인사 대상으로 거론되지 않은 금융위원장은 전날 갑자기 교체 쪽으로 기류가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출범 이후 2년 가까이 자리를 유지해온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재임 기간 개인 신용정보 대량 유출 사고 등 몇 차례 위기를 겪었지만 창조금융 분야에 발빠르게 대응하면서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웠다는 평가가 있었고 이번에도 연임할 것이라는 기류가 강했다. 국회 여당 정무위원회 소속 한 의원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청와대에서 신 위원장에게 더 맡으라는 사인이 내려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전날 밤 사이 개각 대상에 포함하는 쪽으로 갑자기 기류가 변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교체 쪽으로 급선회한 배경은 확인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개각을 발표하기 전 오전 10시 이완구 신임 총리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30분 넘게 개각 구상을 전달하고 상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총리의 내각 제청권을 존중하겠다고 한 데 따른 것이 ? 이 때문에 새로 내정된 장관 후보자들에게는 오전 11시 이후에야 내정 통보가 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개각에서 교체된 류길재 통일부 장관과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신 위원장도 이날 박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회의 시작 발언에서는 물러나는 장관들에 대해 별도의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국무회의가 끝난 뒤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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