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계열사 구조조정 막바지
전자엔 작년 1000억 투자…팜한농은 신제초제 개발
장남, 팜한농 경영수업 주목
[ 남윤선 기자 ] 동부그룹 제조업 계열이 전자, 농업 중심으로 재편된다. 동부그룹은 2013년 말부터 시작한 구조조정으로 동부건설 등 핵심 회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거나 매각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최근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자 가전 등 주력 사업에 투자를 재개하며 ‘부활’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동부그룹 시스템통합(SI) 업체 동부CNI는 지난 1월 물적분할한 전자재료사업을 546억원에 매각했다고 17일 발표했다. 켐트로스, 원대산업 등 중소기업들이 영업권과 사업을 나눠서 사 갔다.
동부CNI는 동부대우전자(5.5%), 동부하이텍(12.43%), 동부건설(15.55%), 동부팜한농(15.4%)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제조업 계열의 실질적 지주회사다. 주요 주주는 김준기 동부 회장의 장남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18.59%)과 누나 김주원 씨(10.15%) 등 오너 일가다. 지난해 한때 채무불이행 위기설도 돌았으나 비주력 사업을 꾸준히 매각하면서 현재는 약 200억원의 차입금만 남은 상태다.
이로써 2013년 11월부터 시작된 동부그룹 제조업 계열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동부하이텍, 동부로봇, 동부메탈 등의 매물만 남은 상태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동부하이텍은 최근 중국 시스템반도체 업체 SMIC가 인수 의향을 밝혀 조만간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핵심 계열사들이 다수 그룹에서 떨어져 나갔지만, 김 회장은 제조업에 애착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전자와 팜한농 중심으로 제조업을 다시 일으키고 싶다는 게 김 회장의 의지”라고 설명했다.
동부그룹은 구조조정 와중에도 동부대우전자와 동부팜한농에는 계속 투자해 왔다. 동부대우전자는 지난해부터 약 1000억원을 투자해 글로벌 생산기지 재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광주 공장은 프리미엄, 중국 공장은 중소형, 멕시코 공장은 북중미 전담 공장으로 탈바꿈시켜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동부팜한농도 이날 10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개발한 제초제 ‘테라도’를 공개하고, 일본의 글로벌 농화학업체인 ISK와 해외 시장 공동개발계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앞으로 5년 내 연간 5억달러 규모의 신규 매출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김 부장이 금융계열사가 아닌 동부팜한농에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것도 제조업 계열 부활에 대한 김 회장의 집념을 반영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동부팜한농은 지난 1월 매출 785억원, 영업이익 150억원으로 월간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동부대우전자도 지난해 각종 효율화 추진 과정에서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했는데도 영업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LG, 일렉트로룩스 등 거대 가전기업들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7년 연속 영업 흑자를 기록 중이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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