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가슴 뛰는 통일

입력 2015-02-22 20:57   수정 2015-02-23 04:14

가슴 뛰는 통일부산에서 파리까지 이어줄
통일이 가진 엄청난 잠재력

이석현 < 국회 부의장 esh337@hanmail.net >



대통령이 청와대 회의에서 “통일이 우리 민족은 물론 주변국과 세계에도 ‘대박’이 될 수 있도록 공감대를 적극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크게 공감한다. 동·서독 통일에서 우리는 빌리 브란트 총리를 떠올린다. 우선 그는 동·서독 분단과 동서 냉전이라는 철옹성 같은 현실을 인정했다. 현실을 인정한 후에야 상대방과의 대화와 접촉이 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그는 상대를 무시하거나 내가 가진 원칙만을 고수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인식했다. 결과적으로 통일을 지상과제로 설정해서 통일을 이룬 것이 아니라 분단과 냉전을 인정한 것이 통일로 가는 최선의 방안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를 뽑으라면 ‘애국가’와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다. 어찌나 많이 불렀던지 지금도 통일에 대한 생각을 하면 그 가사가 떠오른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이 정성 다해서 통일을 이루자’라는 곡조가 지금도 감동적이다.

20대 학생들한테 통일에 대해 물어보면 “통일이 되면 좋고, 안 돼도 좋아요”라는 말도 듣는다. 각박한 사회 속에서 생존 경쟁에 내몰리는 이들에게 통일은 어찌 보면 뜬구름일 수도 있으리라. 그렇지만 숭고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남북의 갈라진 세월을 잇는 일이 남의 일인가. 그리고 통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훨씬 큰 이익을 남북한 전체에 가져올 것이라고 한다. 골드만삭스는 한국이 1국가 2체제라도 통일을 하게 된다면 북한의 자원과 노동력, 한국의 기술과 자본이 상생 결합해 2025년에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만6813달러, 2050년에는 8만1462달러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통일이 가진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것을 보여준다.

여러 가지 문제에도 불구하고 통일은 우리가 정성을 다해 이뤄야 할 과업이다. 차분하게 통일로 연착륙할 수 있도록 갈등과 분열을 하나씩 다듬어야 한다. 생각해보라. 부산에서 탄 기차가 서울을 거쳐 백두산까지 가는 멋진 모습을. 그리고 서울에서 탄 기차가 시베리아를 거쳐 파리까지 가는 모습을. 한국은 대륙과 태평양을 잇는 요지로, 세계의 중심국가로 우뚝 솟을 것이다. 어린 시절 불렀던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 노래는 여전히 내 가슴을 뛰게 한다.

이석현 < 국회 부의장 esh337@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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