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서부항만의 물류 적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운송주(株)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부항만 노사간 잠정 합의 소식에도 증권가는 미국 '물류대란' 수혜주 찾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일(현지시간) 태평양선주협회(PMA)와 서부항만노조(ILWU)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톰 페레스 미국 연방 노동장관 중재 아래 새로운 고용계약에 잠정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해 5월부터 이어져온 미국 서부항만 노사분쟁은 일단락되는 모습이다.
미국 서부항만은 지난해 10월부터 노조 파업으로 심각한 물류 적체 문제를 겪어왔다. 이달 초 서부항만에는 17척의 컨테이너선이 하역을 위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 최악의 美 물류대란…"정상화에 수개월 필요"
9개월 만에 극적인 노사 합의 소식이 전해졌지만 사상 최악의 미국 물류대란이 단기간 내 잦아들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 서부항만이 정상화되려면 최대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항만 적체는 노사 갈등이 근본적인 원인이기는 하지만, 컨테이너 운송 트레일러 부족, 트럭 운전사 분쟁 등 다양한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있다는 판단에서다.
류제현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미국 서부항만에서는 사상 최고 수준의 적체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노사 협의가 완료되더라도 장비 부족 등 추가 문제가 있어 완전 해소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물류 대란의 수혜가 예상되는 국내 운송주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주문했다.
◆美 화물 비중 높은 대한항공·한진해운 '주목'
대한항공은 미국 서안에서 처리돼야 할 물동량이 항공으로 전환되면서 항공화물 특수를 누리고 있다.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 중 항공화물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수혜도 클 것이란 분석.
실제 지난해 4분기 대한항공의 미주 노선 화물매출은 화물수송량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22% 늘었다. 4분기 기준 미주 노선 화물매출 비중은 약 13%에 달한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서안 적체가 장기화돼 지난해 4분기와 같은 20%대의 매출 증가가 지속되면 연간 2000억원의 영업이익 증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진해운은 서부항만 적체 덕분에 비수기 운임 하락 부담을 덜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1분기 해운사의 컨테이너부문 실적은 계절적 비수기로 인한 운임단가 하락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올 1분기에는 미국 서부항만 적체에 따른 운임 인상이 비수기 운임 하락을 방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서부항만 대신 화물이 몰린 동부항만 운임은 지난달 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4000달러 이상으로 급등했다. 서부항만에서도 물동량 감소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려는 선사들이 운임인상을 시도하고 있다.
이에 미주 노선 비중이 높은 한진해운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한진해운의 미주 노선 비중은 40.2% 수준.
신 연구원은 "현재 미 서안에서 추진 중인 운임인상이 성공한다면 본격적인 수혜 국면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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