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엔터·위메이드는 부진
[ 임근호 기자 ] 최근 발표된 국내 게임사들의 작년 연간 실적은 그동안 게임 산업 내에서 벌어진 격동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모바일 게임이란 큰 물살을 기회로 활용한 회사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증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회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물살에 휩쓸려 버리고 말았다.
◆자리 뒤바뀐 컴투스·네오위즈게임즈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네오위즈게임즈와 컴투스다. 1인칭 총싸움 게임 크로스파이어와 축구 게임 피파온라인2 등 PC 온라인 게임으로 잘나가던 네오위즈게임즈는 2011년만 해도 매출 6677억원과 영업이익 1068억원을 올리던 대형 게임사였다. 당시 매출로는 엔씨소프트(6089억원)보다 많았다.
하지만 작년엔 매출 2010억원, 영업이익 295억원의 중형 게임사로 쪼그라들고 말았다. 2012년 개발사와의 분쟁을 겪은데다 그동안 모바일 게임에 대한 대응이 순조롭지 못했던 탓이다.
컴투스는 2011년 매출 362억원, 영업이익은 30억원에 그쳤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전부터 10년 넘게 휴대폰 게임만 전문적으로 만들던 회사였다. 그랬던 컵村별?작년엔 2347억원, 영업이익 1012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으론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에 이어 4위권이다.
◆엔씨소프트, 자존심 세워
경영권 분쟁 중인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실적으로 자존심 싸움을 벌였다. 넥슨에 경영권을 위협받은 엔씨소프트는 작년 매출 8387억원, 영업이익 2782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각각 11%와 36% 늘어난 호실적이다. PC 온라인 게임에만 주력하면서 모바일 게임이란 흐름에 휩쓸려 버리지 않은 것은 장수 게임 리니지의 충성도 높은 이용자 덕분이다. 리니지는 지난 4분기 역대 최대인 96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만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중이어서 의도적으로 실적을 끌어올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한 리니지에 의존한 실적 개선이 계속될 수 있을지에도 의문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국내 1위 넥슨은 1조6391억원의 매출과 431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보다 1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 떨어졌다.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던전앤파이터가 중국에서 예전만 못하다는 인상을 남기고 있는 것이 우려된다. 다만 신작 게임인 메이플스토리2와 서든어택2 등이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어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NHN엔터·위메이드 하락세
NHN엔터테인먼트와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지만 흥행작을 만들어 내지 못해 실적 부진을 겪었다. NHN엔터는 작년 매출 5553억원, 영업이익 131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대비 14%, 94% 감소했다. 고스톱·포커류 등 웹보드 게임이 규제를 받으면서 수익이 반감된 효과도 작용했다.
위메이드는 매출 1626억원과 영업손실 314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만 해도 위메이드는 윈드러너 같은 게임으로 가장 앞선 모바일 게임 회사 중 하나였으나 이후 이렇다 할 성공작을 만들어 내지 못했다. 게임산업 특성상 영화처럼 흥행작을 하나 크게 터뜨리면 과거의 부진을 만회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많은 업체가 흥행을 목표로 뛰고 있어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는 것 자체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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