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필 기자 ] 유기준 의원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 지명으로 공석이 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자리에 3선의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사진)이 선출됐다.
나 의원은 26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진행된 외통위원장 후보 경선에서 총 135표 가운데 92표를 얻어 경쟁자인 정두언 의원(43표)을 눌렀다. 이어 열린 국회 본회의에선 총 투표 208표 중 176표의 찬성을 받았다. 헌정 사상 외교통일분야 상임위원장에 여성 의원이 선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통위원장은 여야 간 상임위원장 배분에 따라 새누리당 몫이다. 상임위원장 자리는 국회 관행상 당내 3선 이상의 중진이 맡는데, 경합이 벌어지면 연장자가 맡는 식으로 조정돼왔다.
하지만 이번 외통위원장 선정을 놓고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인 정 의원이 상임위 교체까지 타진하며 도전장을 내밀었고, 외통위 소속인 나 의원도 위원장 출마 의사를 접지 않으면서 이례적으로 경선까지 거치게 됐다. 외통위는 공식 의원외교를 펼칠 수 있는 인기 상임위로 꼽힌다. 여야 중진 의원이 다수 포진해 있어 ‘상임위 위의 상원(上院)’으로 불리기도 한다. 현재 여당에서는 19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낸 7선의 강창희 의원과 5선의 이재오 의원, 유승민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원회 의장, 김태호 의원 등이 있다.
외통위는 외교·통일 등 대권 수업을 위한 필수 코스로 받아들여진다. 박근혜 대통령도 16대 국회에서 외통위 소속이었다. 국가 서열 2위의 국회의장과 맞먹는 대외 의전을 받는 외통위원장은 정치적 중량감을 더할 수 있는 자리로 평가받는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17대 총선 동기이자 같은 친이명박계 출신인 나 의원과 정 의원이 서로 얼굴까지 붉혀가며 외통위원장을 탐냈던 건 그 자리가 그만큼 정치적 입지를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 의원은 당선 소감에서 “남북관계를 풀어나가서 통일의 초석을 놓는 데 국회가 앞장서도록 하겠다”며 “여야가 머리를 맞대 10년간 미뤄온 북한인권법도 반드시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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