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뒤 밤마다 손 저리는데…손목터널증후군?

입력 2015-02-28 07:00  

[ 조미현 기자 ] 주부 김모씨(57)는 집안일이 많은 설 명절이 지나 한숨 돌리려 했지만 밤마다 손이 저려 잠을 설치는 일이 잦아졌다. 특히 엄지와 두 번째, 세 번째 손가락이 저리고 그 증상은 새벽에 더 심해졌다. 병원에서 진단을 받은 결과 김씨의 병명은 손목터널증후군이었다.

실제로 손목을 많이 사용하는 작업을 장시간 하거나 스마트폰·컴퓨터 사용이 늘어나면서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손목터널 증후군 환자는 2009년 12만4000명에서 지난해 17만5000명으로 5년 동안 40.9%나 증가했다.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4배 많고, 10명 중 6명이 40~50대 중년 여성이었다.

◆엄지·중지 ‘O링’ 동작 안돼

손목터널 증후군의 의학적 명칭은 수근관 증후군이다. 손목에 있는 작은 통로 모양의 수근관은 힘줄과 신경이 지나가는 길이다. 반복적인 손목 사용 등으로 수근관을 덮고 있는 인대가 두꺼워지고, 손목에 있는 정중신경이 압박돼 발생하는 질환이 수근관 증후군이다. 장시간 손목을 굽히거나 젖히는 자세, 반복적인 손목 사용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알려졌다. 주요 증상은 손저림인데, 특히 한밤중에 혈압이 낮아지면서 증상이 심해진다. 심한 경우 깊은 수면을 취하기 어좆?정도로 손이 저리다.

증상이 심해지면 근육이 퇴화하는 운동 손상이 나타난다.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거나 음식을 먹을 때 불편함이 발생한다. 또 엄지와 중지 끝을 붙이는 O링 동작이 어려워진다. 박상은 대전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낮에 일상생활을 할 때는 괜찮다가 밤에 잠을 잘 때 갑자기 잠에서 깰 정도로 손이 타는 듯한 통증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손목관절 스트레칭 도움

손목터널 증후군은 대부분 원인을 발견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주로 40대 이상의 여성에게서 발생한다. 박 교수는 “갑상샘 기능 저하증이나 말단 비대증, 폐경기와 같은 내분비 변화가 있는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는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손목 사용의 제한, 약물, 주사 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증세가 심하거나 한 달 이상 지속될 경우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은 국소 마취를 통해 손바닥과 손목의 중간 부분을 1㎝ 내외로 절개하고 두꺼워진 손목 인대를 절제하는 방식으로 한다. 통증으로 잠에서 깨는 증세는 수술 직후 없어지는데, 통증 및 저림 증상도 1주일 정도면 호전된다. 박 교수는 “평상 시 무리하게 손이나 손목을 사용하는 동작을 피하고 근력 강화 운동, 손목 관절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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