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년 고용이 늘어날 까닭이 없지 않은가

입력 2015-03-02 20:32   수정 2015-03-03 04:29

대졸 취업문이 갈수록 바늘구멍이 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종업원 300인 이상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7개 응답 기업 가운데 64.7%가 아직 대졸 신규채용 계획을 확정하지조차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보다 덜 뽑거나 아예 한 명도 안 뽑겠다는 기업이 11.6%에 달했고, 작년보다 더 뽑겠다는 기업은 5.8%에 그쳤다. 심각한 대졸 취업난을 보여주는 조사결과다.

취업난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1월 고용동향 조사에서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전체 취업자 증가폭이 7개월 만에 다시 30만명대로 추락했다. 일자리를 찾다 취업을 포기한 이른바 구직단념자도 49만2000명으로 통계청이 고용동향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다였다. 극심한 청년 취업난이 구직단념자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더욱 심각한 건 구직단념자 증가세가 매우 가파르다는 사실이다(그림 참조). 잠재구직자를 포함한 체감실업률도 11.9%로 지난해 5월 지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하반기 8% 전후이던 청년실업률도 올 들어 9.2%를 기록하며 10%대에 육박하고 있다. 청년 범위를 15~29세가 아니라 선진국처럼 15~24세로 바꾸면 청년실업률이 11.5%로 이미 10%대를 돌파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문제는 어디를 둘러보아도 고용이 개선될 까닭이 없다는 점이다. 기업의 수익성은 갈수록 하락하는데 고용시장에서는 정년연장, 통상임금 등 온갖 악재가 쏟아지고 있다. 전경련 조사에서 기업이 신규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 국내외 경기악화(26.4%), 회사 내부상황 악화(23.6%)와 더불어 정년연장(23.6%), 통상임금(6.9%) 등을 지목한 것이 이를 말해준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말로만 노동개혁을 외칠 뿐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오히려 기업에 부담을 떠넘기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 기업의 성장이 지속되지 않는 한 취업난이 더 악화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정부나 정치권은 상황이 얼마나 더 악화되고서야 대책을 강구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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