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효성·범현대가(家) 등 재계 2~3세들이 올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잇따라 향후 먹거리를 찾고 있다. 신시장 진출 및 기존 사업 확대를 통해 장기화된 불황의 여파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달 주총 시즌이 본격 개막하면 올해 재계 2~3세들이 계획한 경영행보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 별들의 신사업 전쟁, 올 예고편은
3일 관련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효성가 3세 조현준 효성그룹 사장은 오는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목적 부문에 '골프장 운영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1000억원에 달하는 건설 비용 탓에 사업성 논란을 겪어온 효성의 골프장 사업이 올해 본격화되는 셈이다.
효성은 계열사인 두미종합개발을 통해 올 9월 웰링턴 컨트리클럽 개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 골프장은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해 있으며, 회원제로 27홀을 운영한다.
효성은 조현준·현문·현상 등 3세들이 소유한 두미종합개발 지분을 400억원에 인수했다.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2007년 이후 줄곧 자본잠식을 이어온 이 회사는 골프장 건설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효성, 노틸러스효성, 효성굿스프링스 등 계열사들로부터 잇따라 자금을 빌렸다. 효성의 골프장 사업은 차입금 확대 등의 문제로 개장이 지연됐지만 지난 해 계열사에 1300억원 규모의 회원권 팔며 일부 홀의 문을 열었다. 올해는 사업목적 추가를 통해 골프장 운영에 본격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효성은 이와 함께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국내외 산림자원 개발사업, 국내외 농산물자원 개발사업, 국내외 광물자원 개발사업 등도 사업목적에 더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 2세 최태원 회장은 평생교육시설 운영을 시도한다. SK네트웍스는 20일 주총을 개최하고 평생교율시설 운영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내부 직원 교육을 위해 사용하던 워커힐 연수원 건물을 외부에도 개방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오는 8월 판교점 내 어린이 미술관 개관을 앞두고 미술관 운영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한다. 오너 2세 조승현 신송홀딩스 대표는 물류 대행업, 해외농업개발,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등에 새로 뛰어들 전망이다.
◆ '될성부른 떡잎' 키우자
기존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은 13일 상장 후 첫 정기 주총을 열고 사업목적 부문에 '조경관리 사업'을 추가한다. 제일모직은 삼성에버랜드 시절부터 조경사업을 해왔다. 이번에 사업목적에 조경관리를 더하고 공공기관 사업 수주에 본격 나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관계자는 "공공기관 등의 사업 수주 과정에서 발주처가 구체적인 사업목적이 명시돼 있길 바랐다"며 "조경관리 입찰 자격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올 주총에서 사업목적을 추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일모직은 국내 조경관리사업 1위 업체다. 조경사업으로만 연간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건설 부문 매출에서 조경사업이 차지하는 비중 10% 수준.
재계 관계자는 "올해는 불황의 여파로 신규 사업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기업과 성장성이 있는 기존 사업을 키우려는 기업으로 나뉘고 있다"며 "불황을 돌파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이지만 무리한 신사업 추진이나 사업 확장은 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향후 이들의 경영 행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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