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균 기자 ] 아시아·태평양 지역 자본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역내 거래소 간 ‘합종연횡’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 일본과 싱가포르 대만 3개국 증권거래소가 교차거래를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상하이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를 허용한 후강퉁(水+扈港通)을 시행하자 이들 거래소도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손잡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 후강퉁이 시작된 이후 일본 증시는 상장기업 시가총액(시총) 규모에서 아시아 1위 자리를 중국(상하이·홍콩)에 내줬다.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따르면 작년 상하이종합지수가 53% 급등하면서 올해 1월 말 기준 상하이 증시의 시총은 4조달러, 홍콩 증시의 시총은 3조3000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일본 증시의 시총은 4조5000억달러에 그쳤다.
중국은 후강퉁에 이어 선전과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인 선강퉁(深港通)도 추진 중이다. 올해 하반기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선강퉁까지 이뤄지면 규모 면에서 중국 증시를 넘어서기가 더욱 어렵다는 판단이 3개국 교차거래 추진의 배경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도쿄와 오사카거래소를 운영하는 일본거래소(JPX)는 다음달부터 싱가포르거래소(SGX)와 교차거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JPX는 도쿄 증시 거래량의 약 60%를 해외 투자자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만큼 교차거래가 시작되면 아시아 전역에서 자금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만증권거래소(TWSE)도 정부와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고 교차거래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TWSE는 JPX와 교차상품 개발, 공동 마케팅 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는 한편 SGX와도 올해 내 교차거래 협의 개시를 목표로 준비에 들어갔다.
한국거래소는 2011년 12월 일본거래소와 교차거래를 추진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지만 이후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태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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