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감·내구성·양산성
세 마리 토끼 최적조합 완성
까다로운 곡선형 스마트폰
시제품 10~15배 더 만들어
[ 전설리 기자 ] G플렉스2는 LG전자의 두 번째 곡선형 스마트폰이다. 2013년 11월 선보인 G플렉스의 후속 모델이다. 1년여 만에 선보인 새 제품은 내구성을 크게 높였다. 디자인도 훨씬 나아졌다는 평가다. 1년간 싸우고 깨지며 연구한 결과다.
곡선형 스마트폰은 평평한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개발 과정이 까다롭다. 선행 제품이나 경쟁 제품이 없기에 창작의 고통이 더하다. 이 제품의 하드웨어를 개발한 이동호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연구소 수석연구원과 배택윤 생산기술원 CMF(색상·소재·마감)팀 책임연구원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일반 스마트폰보다 10배 이상 많은 30여개의 시제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G플렉스2의 앞 화면은 휘었다. 휜 디스플레이의 터치감(접촉했을 때의 반응도) 내구성 양산성을 한꺼번에 확보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연구원은 작년 12월 초 디자인팀과 함께 구미에 있는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1주일간 합숙하며 연구했다. 열처리와 화학조성 공법 등을 달리하며 실험을 거듭했다. 노력 끝에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찾았다. 덕분에 독자 기술력으로 앞면 디스플레이 강도를 20% 이상 끌어올렸다.
디자인과 색상 선택에서도 심혈을 기울였다. 전면과 후면에 다른 값의 곡률을 적용했다. 후면은 상하와 좌우 방향으로도 곡률을 달리했다. 이 연구원은 “날렵한 선을 살리고 손에 착 감기는 느낌을 구현하기 위한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인기가 높은 플라멩코 레드 색상은 LG전자가 특허 출원한 색상이다. 가장 아름다운 빨간색을 고르고 골라 구현한 이 색상은 국내에 공식 명칭이 없었다. 배 연구원은 “정열적이고 섹시한 스페인 춤 플라멩코를 닮은 색상이라는 콘셉트로 발굴한 색상”이라고 소개했다. 처음엔 플래티넘 실버 색상에 비해 수율 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이 때문에 개발팀원들이 서로 얼굴을 붉히며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개발 과정에서 점차 수율이 정상화됐다. 통상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같은 모델일 때 무채색 모델이 더 많이 팔린다. 그러나 G플렉스2는 플래티넘 실버와 플라멩코 레드 판매 비중이 비슷하다.
G플렉스2는 셀프 힐링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10초 안에 스크래치를 복원한다. G플렉스보다 18배 빠른 속도다. LG전자는 후면 커버에 고밀도 분자 구조의 스크래치 방지 필름을 입혀 이 기능을 구현했다. 스프링 침대에 누웠다가 일어나면 원래 모양으로 되돌아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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