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충돌 방지' 4월 추진…김영란법의 '또다른 뇌관'

입력 2015-03-05 20:59   수정 2015-03-06 04:05

'직무 관련자 범위' 등 논란


[ 이호기 기자 ] 여야가 지난 3일 통과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당초 정부 원안에서 제외된 ‘이해 충돌 방지(공직자가 자신의 가족 또는 친족과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 부분에 대한 입법을 4월 임시국회에서 추진키로 합의했다. 그러나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이 민간 영역으로 확대된 데 대해 위헌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보다 더 포괄적인 ‘이해 충돌 방지법’까지 추가되면 논란을 더 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영란법’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정무위 여야 간사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과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5일 ‘이해 충돌 방지’ 부분을 4월 입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는 지난 1월 전체회의에서 김영란법을 처리하면서 여야 간 이견을 보였던 ‘이해 충돌 방지’ 부분을 빼고 금품 수수와 부정 청탁 조항만 담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법안 명칭도 기존 ‘부정 청탁 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 충돌 방지에 관한 법률’에서 ‘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로 변경됐다.

지난 3일 여야가 ‘김영란법’을 통과시킬 당시 사립학교 교원 ?언론인 등으로 적용 대상을 확대해 놓고 정작 공직자의 이해 충돌 방지 조항은 제외한 데 대한 비판이 일자 이를 재추진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 헌법상 ‘직업 선택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할 가능성이 높아 향후 추진 과정에서 상당한 갈등이 예상된다. 정부 안에 따르면 공직자와 4촌 이내 친족이 직무관련자인 경우 해당 공직자는 직무에서 제척, 즉 배제 대상이 된다.

특히 김기식 의원이 별도로 낸 법안에 따르면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까지 모두 포함하도록 했다. 광범위한 분야를 총괄하는 국무총리나 언론사 편집국장 등 직무관련자의 가족은 이론상 직업을 가질 수 없는 상황까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원안대로 민법상 사촌까지로 적용 대상이 확정되면 해당 규정의 적용을 받는 범위가 전체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2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무위가 김영란법의 적용 대상을 민간 영역까지 확대하면서 이해 충돌 방지 규정을 일부러 뺀 것”이라며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이해 충돌 방지법’만 공직자에 한정한다면 ‘김영란법’과의 일관성이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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