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가격정책 전환여부 주목
[ 뉴욕=이심기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수출가격을 대폭 올리기로 했다. 세계 원유 수요가 회복되고, 미국 셰일업계의 구조조정으로 공급과잉이 해소되면서 국제유가가 바닥을 지났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5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오는 4월부터 아시아와 인도 지역에 수출하는 원유 수출 가격을 3월보다 배럴당 1.40달러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2012년 1월 이후 최대 인상 폭이다. 아람코는 미국 수출 가격도 배럴당 1.0달러 올리기로 했다.
블룸버그는 아시아와 미국의 원유 수요가 공급량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신호로 분석했다.
미국 에너지청(EI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미국의 석유소비량은 하루 1950만배럴로 2010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도 전달보다 하루 평균 13만배럴 늘어난 985만배럴을 기록, 2013년 9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사우디는 이에 따라 4일(현지시간) 그동안 ‘센트’ 단위로 올리던 가격을 이날 ‘달러’ 단위로 변경하면서 앞으로 가격 정책을 공세적으로 전환할 것임을 예고했다. 블룸버그는 사우디가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을 위해 생산량을 유지한 결정이 효과를 보고 있다 ?분석했다.
이날 국제유가도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4억4437만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는 발표에도 불구하고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유(WTI) 선물 가격은 2.0% 오른 배럴당 51.53달러에 마감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