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로 환차익도 기대
한국 등에 '캐리 자금' 유입
[ 노경목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1월 예고한 월 600억유로의 양적 완화를 9일부터 시행하기로 하면서 풀린 돈이 어디로 움직일지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연내 금리 인상이 예견되는 미국으로 돈이 움직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일부는 한국 등 신흥국으로도 향할 전망이다.
금융전문지 배런스는 최근 “유럽에서 흘러나온 자금은 먼저 미국을 향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올 들어 세계 주요국 중 경제상황이 가장 좋은 데다 달러화도 당분간은 유로화 대비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돼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이유다. 국채와 회사채 역시 수익률이 높은 미국 채권에 투자하는 것이 유럽에 투자하는 것보다 낫다. 시장조사업체 마르키트에 따르면 3월 초 현재 유로화 표시 회사채의 평균금리는 연 1.07%로 달러화 표시 회사채의 평균금리(연 3.66%)보다 크게 낮다. 배런스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 달러화 가치가 더 올라가 캐리트레이드(저금리 국가의 돈을 빌려 고금리 국가에 투자해 이익을 챙기는 것)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캐리트레이드를 겨냥한 자금은 한국에도 유입될 전망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ECB의 양적 완화가 시행되면 유로 캐리 자금이 한국에 본격 유입돼 미국 금리 인상을 전후해 청산될 것으로 보이는 미국 캐리 자금의 빈자리를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 캐리 자금은 한국 채권 금리를 떨어뜨려 한국 기업들의 자금 조달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유로화 약세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살아나며 유럽 증시로는 자금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까지 2개월간 유럽 주식형 펀드에는 228억달러가 순유입됐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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